26일 업계에 따르면 한ㆍ미 FTA 발효 시 적용되는 자동차 관련 세제 개편으로 배기량 2000㏄를 초과하는 국내산 준대형 차량은 혜택을 보는 반면 배기량이 2000㏄에 못 미치는 중형 차량은 수혜 대상에서 제외돼 중형과 준대형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준대형 승용차의 대표주자인 그랜저 2.4 GDi 모델 가격은 한ㆍ미 FTA가 내년 중 발효되면 현재 3120만원에서 3048만원으로 72만원 내려간다. 그랜저에 붙는 개별소비세율이 현행 10%에서 8%로 2%포인트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3075만원인 현대차 중형 왜건 i40 2.0 GDi 최상위 모델보다 그랜저 2.4 GDi 모델 가격이 27만원 저렴해진다. 준대형인 그랜저를 구매하는 것이 중형인 i40를 사는 것보다 유리해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한ㆍ미 FTA 발효 후 3년이 지나면 5%로 떨어진다. 이 경우 그랜저 2.4 GDi 모델 가격은 2940만원까지 내려간다. 대한민국 대표 중형 세단 쏘나타 2.0 터보 GDi 모델(2960만원)보다 가격이 저렴해지고 2.0 GDi 모델(2800만원)에 견주더라도 격차가 140만원 수준까지 좁혀진다.
더욱이 차량 소비자가격이 내리면 취ㆍ등록세(차량 가격의 7.7%)와 보험료도 낮아지기 때문에 준대형을 구매하던 고객의 실질적인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여기에 배기량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과되던 자동차세 기준도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돼 중형과 준대형의 차이는 없어진다.
결국 배기량 2000㏄라는 높은 벽 때문에 준대형을 포기하고 중형으로 발걸음을 돌린 고객들이 더 이상 중형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승용차인 중형과 고급승용차인 준대형은 본질적인 가치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중형과 준대형의 가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면 상당수 중형 고객이 준대형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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