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 세계 기록’ 행진을 532일째 이어가는 벨기에가 28일 20억 유로 상당의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발행금리(수익률)도 지난주보다는 약간 떨어졌으나 여전히 기록적인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이 벨기에 경제의 앞날을 여전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벨기에 재무부가 이날 입찰 방식으로 매각한 총 20억 유로 어치의 신규 국채 가운데 10년 만기 채권은 4억5000만유로 어치, 금리는 5.659%다.
이는 지난 주 마지막 금융시장이 선 25일의 5.873%에 비해서는 약간 떨어진 것이며, 상징적 의미가 있는 6%선을 넘지 않은 것이다.
또 채권 수요가 매각 예정액의 2.59배였고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를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31일 마지막 국채 발행 때(4.37%)에 비해 크게 높아진 금리는 벨기에가 이미 우량국가군에서 벗어나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이 위험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벨기에가 5년 안에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위험도를 반영한 파생상품인 CDS 5년물의 금리는 407bps(4.07%),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368bps(3.68%)로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이날 1억6500만 유로 어치가 매각된 2018년 3월 만기 국채 금리는 5.462%, 2035년 만기 국채(5억3천만 유로) 금리는 평균 5.774%, 2041년 만기채(8억6000만 유로)금리는 5.784%였다.
한편 이날 브뤼셀 증시는 우량주 20개 주가로 구성된 지표인 Bel 20 지수는 3%의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으며 오후 들어서도 이같은 상승 폭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두 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게 돼 벨기에 경제의 골칫덩이로 비난받는 덱시아 은행 주는 12%가 오른 것을 비롯해 KBC(11%)와 에게아(5%) 등의 금융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이에 대해 공영 VRT 방송 등은 지난 주말 연정협상에 참여 중인 8개 정당이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내년 예산 삭감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벨기에 이외 유럽 주요국 대부분 증시가 3~4%대의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런 시각은 제 논에 물대기식 해석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들은 2차대전 후 최대 규모라고 정치권이 밝힌 내년 예산 113억 유로 삭감과 세금인상, 복지 축소 등 개혁안이 일단 금융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을 수는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긴축으로 성장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과 노동계 등의 사회적 저항 등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과 맞먹는 규모의 국가 채무를 줄여 나갈 수 있는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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