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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民資터널 인가
뉴스종합| 2011-11-29 13:16
요금 2000원 상대적 비싸

우면산 터널주변 상습 정체


차량 급감 만성적자 허덕

또 요금인상 악순환 되풀이

일요일인 지난 27일 오후 4시께. 경기도 평촌에 사는 이정수 씨는 서초역 사거리부터 우면산터널까지 불과 두 블록을 통과하면서 속이 터졌다. 휴일임에도 도로가 주차장처럼 뒤엉켜 이 구간을 통과하는 데 20분이나 걸렸다. 이 구간이 이처럼 정체를 빚는 것은 비싼 우면산 터널 통행료 때문. 통행료 2000원을 아끼기 위해 경부고속도로와 남태령길로 우회하는 차량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우면산 터널 통행료를 다음 달 17일부터 현재 2000원에서 2500원으로 500원 올리기로 하면서 비싼 통행료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5년부터는 500원을 더 올려 통행료가 3000원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쌓이는 적자, 통행료 인상으로 해결?=우면산 터널 통행료가 오르는 것은 통행량 감소에 따른 적자분 보전 때문. 서울시는 사업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에 2033년까지 매년 통행료 수입이 추정치의 79%에 못 미치면 부족분을 보장하고 90%를 넘으면 구간별로 초과분을 환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4년 105억여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491억여원을 민자사업자에게 지급했다. 개통이후 연평균 65억원 꼴. 올해도 27억을 지급해야 할 상황이다. 이는 우면산터널 건설사업비 1997년 불변가 기준 1402억원의 3분의 1을 넘는 금액. 이 돈은 시민 세금이다. 서울시는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이용자부담원칙에 따라 통행료를 올리기로 했다.

▶비싼 통행료가 정체 유발 주범?=그러나 서울시의 통행료 인상에 대해 반대의 시각도 있다. 통행료를 낮춰 오히려 통행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면산 터널은 당초 경부고속도로와 남태령으로 우회하는 차량들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계획됐다.

서울시는 2004년 1월 터널 개통 당시 요금을 1000원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서초구 측이 통행료가 싸면 서초구로 유입되는 차들이 많아 안된다고 강력 반대, 2000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요금이 높게 책정되면서 차량 통행이 당초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기준으로 서울시가 예측한 우면산터널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3만7000여대였지만 실제 평균 통행량은 2만여대에 불과했다. 이러다 보니 민자사업자의 적자가 늘어나고 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통행료 낮추곤 싶지만…=서울시 역시 통행료 인하를 통한 수익보전을 검토했다. 그러나 통행량이 목표에 못미치면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세금으로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보전해 준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지적에 따라 인하대신 인상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교통전문가는 이에 대해 “시립대는 타지역 학생이 60%에 달하는데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등록금 반값을 지원하면서 우면산 터널은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민간사업자 수익을 보전해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통행료를 인하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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