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폭 인적쇄신 속 내년 공격투자를 시사하면서 삼성 인사의 윤곽이 드러났다. 삼성은 이르면 다음주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전 기자들과 만나 초미 관심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했다.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끔 발탁하고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른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도 말했다. 인사에 있어 ‘신상필벌’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 회장이 출근경영 후 ‘필벌’을 적용, 예년과 달리 수시 인사를 단행해 왔고 이로 인해 연말 교체 수요가 적다는 점에서 인사규모는 소폭일 것이 확실하다.
대신 이 회장은 내년 투자와 관련해 “보통 때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했다. 글로벌 재정위기와 맞물려 내년 경영환경은 어느때보다 불확실하지만 ‘위기 속 기회’로 여기고 공격 투자를 감행하겠다는 것이다. 위기때 투자하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 회장 본능적 경영감각이 투영된 것이다.
이에 사장단인사는 기존 안정성을 추구하되 사업별 시너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꾸며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쨋든 이번 인사는 내년 공격투자에 대비한 ‘조합’에 치중할 것이 분명하다.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에 무게감을 줘 최지성 부회장과 투톱체제로 개편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의 내년 투자는 50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은 시설투자 29조9000억원, 연구개발(R&D) 투자 12조1000억원, 자본 투자 1조1000억원 등 총 43조원을 투입했다.
투자도 투자지만 반도체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외 삼성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사장단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막중하기에 ‘공격적 조합’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삼성LED 흡수합병,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업 부분 흡수 등의 계열사 시너지 강화가 급선무라 이를 주도할 인물을 전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도 내년도 공격경영이라는 것은 공격성향의 사장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미래안목이 검증된 일부 인사의 파격 발탁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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