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은행들이 내년 6월말까지 확충해야할 자본이 115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로존 위기의 버팀목인 독일 은행권의 자금난이 예상보다 심각해 충격을 주고 있다.
8일(현지시간)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역내 71개 주요은행을 대상으로 새로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자본 부족분이 1147억유로(약174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예상치(1064억유로)보다 8%가량 늘어난 것이다.
국가별로는 그리스 은행이 300억유로, 스페인 262억유로, 이탈리아 154억유로, 독일 131억유로, 프랑스 73억유로, 포르투갈 70억유로, 벨기에 63억유로 순으로 나타났다.
독일 은행권의 자본확충 규모는 지난 10월 예상치(52억유로)의 2.5배를 상회하는 것이다.
독일의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는 자본 부족분이 53억유로로 추산됐다. 두달 전(29억유로)보다 거의 두배 뛴 것이다. 이 때문에 코메르츠방크는 국유화 위기에 직면했고, 이날 주가는 11% 폭락했다. 도이체방크도 32억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독일은행연합회는 “EBA는 신뢰를 잃었다”며 자국 은행의 자금난 위기를 일축했다.
EBA는 그러나 “71개 은행 중 31개는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자본보강 계획을 제출하고, 모든 은행은 내년 6월 말까지 기본자기자본비율을 9%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 확충을 지시받은 은행은 주식 발행, 대출 축소, 자산 매각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자본 확충에 실패하면 해당국 정부의 구제에 의존해야 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EBA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새로운 은행 구제금융 실시를 압박하면서 각국 납세자들의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