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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反정부 시위 ‘들불’…최대위기 맞은 푸틴
뉴스종합| 2011-12-09 11:41
블라디미르 푸틴(59) 러시아 총리가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러시아에선 푸틴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의 부정선거 의혹에 분노한 반(反)푸틴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푸틴 퇴진을 외치는 함성은 하늘을 찌른다.

10일 모스크바 집회엔 1990년 구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 인파가 몰릴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전일 밤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3만여명이 시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러시아는 태풍 전야다. 또 시위가 러시아 전역 80개 이상의 도시로 확산될 조짐을 보여 유혈 진압이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러시아 총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이 가까스로 다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2004년 우크라이나에서 시민이 여당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이끌었던 ‘오렌지혁명’이 러시아에서 재연될 것인지 전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사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독재자를 줄줄이 권좌에서 끌어내린 ‘재스민혁명’과도 유사하다. 러시아 반정부 시위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부정선거 의혹이지만 만성적인 고물가, 실업난으로 고조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푸틴이 권력을 연장하고 싶다면 국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명백한 메시지”라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의 보도는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이 시위 확산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재스민혁명’과 닮은꼴이다. 러시아에서 TV 등 중앙언론은 ‘정부의 앵무새’ ‘권력의 시녀’에 지나지 않지만, 인터넷을 통한 ‘소통의 힘’을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푸틴의 광적인 권력욕과 야심에 러시아 국민은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푸틴은 이미 지난 7일 내년 3월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세 번째 대권 야욕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번 부정선거 의혹으로 그의 세 번째 대권가도엔 벌써부터 먹구름이 잔뜩 끼고 있다. 급기야 푸틴 시대의 종식은 초읽기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로 ‘터미네이터’라고 불리지만, 창창한 변화와 개혁의 물줄기 앞에 그의 운명은 위태롭기만 하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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