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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아빠~”…딸의 ‘애타는 절규’…李경장은 말이 없었다
뉴스종합| 2011-12-13 11:32
[인천= 이태형 기자]홀어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둘째 아들 이청호(41) 경장 빈소가 유족들의 오열로 가득찼다. 현재 인천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는 고(故) 이 경장 빈소에는 유족은 물론 동료 경찰관들이 이른 아침부터 비통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어린 조카들을 대신해 빈소를 지키던 이 경장의 형 이청수(42)씨는 “아버지를 30년 전에 잃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삼형제가 티격태격하면서도 그렇게 살아왔다”며 “서로 떨어져 지내다 보니 자주 연락도 못했는데, 동생의 비보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의협심이 강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이 경장은 형 이 씨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면서 형을 대신해 사실상 가장의 역할까지 해왔다. 형 이 씨는 “한 살 어린 동생은 어떨 때는 친구 같고, 어머니를 모시며 집안일을 챙길 때는 믿음직한 집안의 가장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형의 뒤를 이어 이 경장도 군에 입대해 군인의 길을 걸어왔다. 1996년 특전사 예비역 중사로 전역한 이 경장은 1998년 순경 특채로 해양경찰에 투신한 뒤 특수구조단, 특수기동대, 특공대 폭발물처리팀 등을 거치며 줄곧 바다를 지켰다. 지난 4월에도 중국어선 나포 유공으로 해양경찰청장상을 받는 등 출동 현장에서 항상 선두에 서서 임무를 수행했다.

이번 불법조업 단속을 위해 출동해서도 5명의 조타실 투입조의 선봉에 서서 임무를 수행하다 중국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변을 당했다. 이 경장 등 특공대원 2명은 12일 새벽 6시59분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85㎞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던 66t급 중국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생을 달리했다.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를 비롯해 각 부처 장관과 경찰관계자, 각계각층에서 보내 온 화환이 빈소를 빼곡히 채운 가운데 조문객들이 계속 이어졌다.

아침부터 조문객들이 이어졌고, 딸 지원(14)양은 “아빠~ 아빠~”를 외쳤지만, 이 경장은 답이 없었다. 부인 Y(37)씨는 쏟아지는 울음을 애써 참으며 아이들을 달랬다. 3형제 중 둘째 아들, 한 여인의 자상한 남편, 14살, 12살 딸, 그리고 10살 아들의 아빠였던 사진 속 이 경장은 영정 속에서도 묵묵한 모습을 보였다.

이 경장의 장례식은 오는 14일 오전 9시 해양경찰청장으로 해양경찰청 부두에서 갖는다. 이후 인천시립승화원에서 화장한 뒤 유골은 승화원에 일시 보관됐다가 대전현충원에 안치된다.

한편 13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빈소를 찾았으며, 14일 오후에는 김황식 총리와 조현오 경찰청장이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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