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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13대 종정에 동화사 조실 진제스님
뉴스종합| 2011-12-14 17:00
대한불교 조계종 제13대 종정(宗正)에 대구 동화사 조실이자 대종사인 진제(眞際·77)스님이 추대됐다. 조계종 원로회의는 14일 오후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추대회의를 열고 진제스님을 제13대 종정으로 추대했다. 임기는 5년.

종정(宗正)은 조계종단의 법통을 상징하는 구심점이자, 정신적 지도자이다. 종단 최고의 권위를 지니며, 법어를 통해 불가와 세속에 가르침을 전한다. 그러나 종무 행정을 이끌지는 않는다.

그동안 조계종 종정은 종단의 ‘큰 어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최고의 선승(禪僧)이 추대되어 왔다. 성철 스님을 비롯해 효봉· 청담 ·고암· 서옹· 서암· 월하· 혜암 스님 등이 종정을 역임했다. 현 종정인 법전스님은 2002년 당시 종정이던 혜암스님이 입적하면서 추대됐고 2007년 재추대됐다. 법전 스님의 임기는 내년 3월25일까지여서 진제 스님은 내년 3월말 추대식을 통해 정식으로 종정 자리에 오르게 된다.

1934년 경남 남해 태생인 진제 스님은 ‘남진제 북송담’으로 불린 정도로 한국 불교계를 대표해온 선승이다. 1954년 해인사에서 출가한 진제스님은 석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이어 1957년 통도사에서 구족계를 수지했고 1967년 향곡 선사로부터 법을 물려받아 경허-혜월-운봉-향곡 선사로 이어지는 정통 법맥을 이었다. 1971년 해운정사를 창건해 조실을 맡고 있으며 1994년부터 동화사 금당선원, 1996년 조계종 기본선원의 조실도 겸하고 있다.

진제 스님은 지난 9월에는 뉴욕의 유서 깊은 리버사이드교회에서 간화선(화두 참선법)을 주제로 대법회를 열어 한국 불교의 위상을 높이며 해외포교에도 앞장 섰다. 기독교 전통이 뿌리 깊은 미국에서 한국불교를 설파하는 대규모 법회를 개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모은바 있다.

저서로는 ‘돌사람 크게 웃네(石人大笑)’, ‘石人(석인)은 물을 긷고 木女(목녀)는 꽃을 따네’와 최근 출간한 영문 법어집 ‘오픈 더 마인드, 시 더 라이트(Open the Mind, See the Light)가 있다.

스님은 14일 “산승(山僧)은 앞으로 우리 종단의 화합과 수행을 위해 원로스님들의 고견을 받들 것이며, 동양정신문화의 정수인 간화선(看話禪·화두 참선법)을 널리 진작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수락의 말을 전했다. 또 별도로 마련한 소감문을 통해 “우리 인간의 주인, 주체는 정신이다. 오늘날 세계는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는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치관이 전도돼 지구상 질서가 허물어지고 혼탁해가고 있다. 그러므로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중생이 있는 곳에 우리 모두가 아픔을 함께 하며 이 시대 정신사의 향도자(嚮導者) 역할을 다하여야 되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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