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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진념·조정래…고인은 외롭지 않았다
뉴스종합| 2011-12-16 11:40
황경로·정명식·이구택…

포스코 후임회장들도 한자리

고인의 뒷자리는 결코 쓸쓸하지 않았다. “어찌 붕천(崩天ㆍ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픔)에 미치지 않겠는가”며 끝까지 상주로서 빈소를 지킨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14일 태국 출장에서 급거 귀국해 내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고(故) 박태준 전 명예회장 빈소를 지켰다. 정 회장은 “최근 인수한 동남아 최대 스테인리스 냉연회사인 포스코타이녹스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고 돌아와 칭찬받고 싶었는데 타국에서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며 못내 안타까워했다.

이후 정 회장은 유족과 함께 사흘 내내 상주 자리를 지켰다. 16일 오전에는 이사회에 잠시 참석했다가 다시 빈소로 돌아와 조문객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때로는 고인에 대한 회상으로 문상객들과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포스코 후임 회장들도 설립자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조용히 지켰다. 황경로, 정명식, 유상부, 이구택 씨 등 포스코 전 회장들은 채 빈소가 마련되기 전부터 장례식장에 도착해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빈소 준비 과정도 일일이 점검하는 등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했다.

큰형님을 잃은 슬픔이 컸던 때문인지 전 회장들은 빈소에만 머물며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다만 장례위원인 이구택 전 회장만이 “상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는 짧은 말로 큰 슬픔을 대신했다.

유족과 전 회장단 이외에 진념 전 경제부총리, 소설가 조정래 씨 등도 빈소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진 전 부총리는 고인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3일 오후 병원에 도착한 이후 매일 빈소에 머물렀다. 조 작가도 부인인 시인 김초혜 씨와 일찌감치 병원에 도착해 유족들과 임종을 함께했다.

15년 전 대하소설 ‘한강’ 집필 당시 고인을 밀착 취재했고, 2007년에는 안중근, 한용운, 김구 등과 나란히 고인의 위인전을 출간한 조 작가는 “위인전 출간에 보ㆍ혁 어느 편에서도, 네티즌 사이에서도 단 한 줄의 비판이 없었을 정도로 참된 인간이셨다”며 “정직과 청렴을 교훈으로 주신 이런 분은 100년 안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포항스틸러스 감독을 역임한 최순호 강원FC 전 감독은 축구계 대표로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재계 인사가 바쁜 일정으로 간단히 조문한 것에 비해 15일 오후 9시께 빈소에 도착한 삼성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과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 부부는 1시간20분가량 머물며 조문하고 식사하며 유족 및 정준양 회장과 담소를 나눴다.

한편 포스코에 따르면 전국 8곳의 분향소에는 방명록 기재를 기준으로 16일 자정 현재 최소 4만2000여명이 조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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