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문 좀 닫으세요”vs“문 여는게 영업방침”
뉴스종합| 2011-12-16 11:30
도심 의류·화장품매장

출입문 열고 난방기 펑펑

전력낭비 불구 단속 사각지대

정부, 관련업체들에 경고

“제발 문 좀 닫고 일하시죠. 이렇게 낭비되는 전력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그건 영업하지 말라는 거 아닙니까?”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에너지 사용 제한조치 위반업소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가면서 이에 반발하는 대기업들을 과천 정부청사로 긴급 소집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14일 제일모직과 LG패션, 코오롱 등 10개 의류업체를 소집한 데 이어 16일 오후에는 CJ와 LG생활건강, 소망화장품, 더페이스샵 등 15개 화장품업체를 불러모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에너지 사용 제한 단속의 사각지대라는 점. 도심 번화가에 위치한 이들 업체의 매장들은 한겨울에도 문을 활짝 열고 난방기를 펑펑 틀어놓은 채 영업을 해 전력낭비의 주범으로 꼽히지만 정작 단속에는 걸려들지 않는 ‘얄미운’ 업체들이 됐다.

정부의 에너지 사용 제한 규정은 난방온도가 섭씨 20도를 넘거나 네온사인을 켜놓는 백화점ㆍ대형마트 같은 상업용 건물이 주 단속대상이다. 첫 번째 적발 시에는 ‘경고’가 주어지고 5회 위반 시에는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경부와 서울시가 명동과 건대입구 주변을 중심으로 첫 합동단속을 벌인 15일에는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 매장들이 단속에 적발됐지만 화장품, 의류 매장들은 단속에 걸리지 않았다. 하루종일 난방ㆍ온열기를 최고로 틀어놓지만 정작 실내온도는 17도였다. 손님 유인을 목적으로 출입문을 모두 활짝 열어젖히고 영업하기 때문이다.

보름 동안의 계도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영업하는 것이) 본사 영업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지경부 에너지절약협력과가 나서 이들 업체 본사 담당자들을 불러모아 협조 부탁과 함께 마지막 경고까지 하는 상황에 달했다.

서가람 에너지절약협력과장은 “전기에너지를 ‘내 돈 내고 사용하는 무한대 자원’으로 생각하고 단속에 반발하는 업체들이 많다”면서 “특히 협조하지 않으면 대기업의 해당 브랜드에 대해 더욱 집중 단속하는 등의 강력한 제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네온사인 사용 규제와 관련한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이달 중 전국목욕업ㆍ단란주점ㆍ유흥주점ㆍ노래방 중앙회 등과도 잇달아 만남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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