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항공업계도 심각하게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항공업계에 가장 우려되는 건 여행객 수요 감소와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다. 여행객 감소가 가시화되고 환율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내년 경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한반도 긴장감 고조에 따른 해외 여행객의 감소다. 12월부터 내년 초까지 이미 겨울 성수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자칫 성수기 특수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진 별다른 여파가 없지만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면 당장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일본, 중국 관광객의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미 아시아나, 대한항공 등은 비상상황을 대비해 30분~1시간가량의 추가 연료를 탑재해 운항 중이다. 원래 두 항공사는 미주나 극동 러시아 구간을 운항할 때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캄차카 노선을 이용했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이 노선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전선 인근을 비행할 때 상황 악화에 따라 긴박하게 항로를 우회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를 추가탑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탈(脫) 한반도’ 문의가 쇄도하는 ‘특수’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2009년 이후 북한 2차 핵실험,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 굵직한 이슈가 쉼없이 터지면서 이미 국민 사이에서 ‘대북 학습효과’가 이뤄진 탓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이나 연평도 포격 등이 발생했을 때도 해외 항공권 문의가 쇄도하는 일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현재까지 평소와 큰 차이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환율상승은 항공업계에 또 다른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모두 올해 고유가와 환율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양사 모두 내년 실적 전망에서 유가와 환율을 최대 변수로 꼽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큰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름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영업이 탄력받을 시기인데 환율 리스크가 발목을 잡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