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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을 순례하다’외 다이제스트
라이프| 2011-12-23 08:21
▶나눔에 관한 열가지 질문(안철수ㆍ박경철ㆍ도법스님 외 8인/김영사)=‘거리의 동냥인에게 돈을 주어야 할까?’‘독거노인은 도대체 누가 도와야 하는가?’‘정말 500원으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까?’ 우리 시대 멘토 11인이 나눔에 관한 일반의 궁금증에 답하며 올바른 나눔의 문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이선재 본부장은 대상을 비참하게 만드는 후원의 문제를 지적하며 기부의 결과를 확인하는 책임의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안철수 원장은 무이자로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매칭시켜주는 KIVA 등 IT나 벤처 쪽에서 시도되고 있는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다. 경제학자 선대인은 나눔의 효용 극대화를 위해선 정부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사유하는 구조(김수환 지음/문학과지성사)=러시아 기호학파의 수장이며 흔히 ‘문화기호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러시아 사상가 유리 로트만 사상의 전 과정을 다룬 첫 본격연구서. 국내 유일의 로트만 전공자로 2003년 첫 논문을 발표한 이래 10년간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했다. 저자는 로트만 사상의 본질을 집약하는 다섯 가지 핵심 개념으로 도상, 공간, 신화, 인격, 폭발을 제시하고 이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주며 총체상을 그려나간다. 로트만과 포스트모던이 결별하는 지점으로 제시된 신화로 돌아가기, 흔히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폭발이란 개념을 혁명적 사건의 발생이 아니라 그런 사태를 가능케 하는 어떤 조간의 급작스런 개시, 즉 예술을 공간으로 해석하기 등 개념들을 찬찬하게 풀었다.

▶다시, 집을 순례하다(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사이)=일본을 대표하는 주택전문 건축가인 저자가 안도 다다오, 필립 존슨, 찰스 무어, 루이스 바라간 등 20세기 중후반 건축거장 8명이 지은 명작 8곳을 방문한 뒤 그 집이 담고 있는 철학과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상반기 출간된 ‘집을, 순례하다’의 속편 격이다. ‘과묵한 작은 상자와 같은’ 안도 다다오의 스미요시 연립주택, 철골과 유리, 패널 등 흔하디흔한 건축자재를 이용해 실용적으로 지은 찰스 임스 부부의 집, 일반인에겐 좀처럼 개방하지 않는 피에로 샤로의 메종 드 베르 등 건축가의 혼과 애정이 깃든 생활공간으로서의 집들이 소개돼 있다. 특히 저자가 일일이 집들을 방문해 찍은 사진 200여컷과 일일이 손으로 그린 가구 배치 등 정감 있는 스케치 등이 따뜻하다.

▶대학이 말해주지 않는 그들만의 진실(데버러 L. 로드 지음, 윤재원 옮김/알마)=‘공적 지식인을 자처하는 지식인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지적인 삶을 칭송하는 대학교수가 왜 그러한 삶을 허용하지 않는 행정직을 맡는 것인가’ 스탠퍼드 법과대 데버러 L. 로드 교수는 쉽게 입을 떼지 못하는 대학의 문제를 털어놨다. 저자는 대학의 붕괴 원인을 대학교수의 지위 추구가 지식의 추구를 훼손하는 데서 찾는다. 세미나는 정보를 주고받는 장이 아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홍보활동이나 건물증축에 들어가는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의 낭비, 실적을 높여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아무도 읽지 않는 논문이나 책 출간, 학문의 자유라는 울타리를 배경으로 아무런 제재 없이 검증되지도 않은 터무니없는 주장 등 거침없는 날선 비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홈(메릴린 로빈슨 지음, 유향란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009년 가장 뛰어난 영어권 여성작가의 작품에 주어지는 오렌지문학상을 거머쥔 역작. 전작 ‘길리아드’의 자매편 격으로 현대판 돌아온 탕자를 통해 가족과 종교, 사회상과 결부된 복잡한 인간성의 본질을 묻는다. 이야기는 보턴 목사의 8남매 중 막내딸인 글로리의 귀향으로 시작된다. 늙고 치매에 걸려 쇠약해진 아버지는 딸의 귀향이 반갑다. 몇 달 후 20년째 행불자나 다름없었던 방탕한 오빠 잭이 알코올중독자 신세로 느닷없이 돌아온다. 둘의 귀향으로 그동안 덮여 있던 한 가족의 상처들이 드러나면서 갈등한다. 가장 비종교적으로 살아온 잭을 통해 영혼 구원의 주제를 제기하며 작가는 인간의 근원적 갈등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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