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션타임스(FT)는 23일 유럽 최고(最高)층 빌딩인 런던 브리지 타워 ‘샤드(사진)’의 완공이 임박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왜 사람들이 초고층 빌딩에 열광하는가’를 기획면을 통해 집중 조명했다.
영국 수도 런던 브리지 남단. 내년 초 이곳에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위용을 드러낸다. 바로 ‘조각’이라는 뜻의 ‘샤드(Shard)’. 높이 306m, 72층 규모에 내부에는 전망대, 레스토랑, 갤러리, 오피스, 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총 11억달러(한화 1조2600억원)가 투입됐다.
신문은 “9.11테러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초고층에 대한 열망은 사그라들지 않는다”며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시에 건설되는 ‘킹덤 타워(Kingdom Tower)’는 현존하는 초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보다 최소 170m 더 높은 1000m라고 소개했다.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를 파괴한 9.11 테러가 인간의 상승욕구를 잠시 위축시키긴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것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WTC가 있던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 들어서는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는 102층짜리로, 총 높이 541m 규모다.
아랍 인베스트먼트의 칼리드 아파라 회장은 초고층 욕망에 대해 “건축가들은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상징적인(iconic) 건물’을 짓기를 원하고 결국 이것은 건물의 수명 연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초고층 빌딩의 비용이 천문학적이긴 하지만 스타건축가들의 이같은 자아(ego)는 경제적 현실을 잊게 한다”고 덧붙였다.
아라파 회장은 또 “마천루 건설에 있어서 유일하게 가장 큰 리스크는 돈이 아니라 시기”라고 강조했다. “건설을 시작할 때 4~5년 앞의 경제를 내다볼순 있지만 7~8년 후의 시장을 예측할 순 없다. 하지만 일단 착공에 들어가면 그 건축물은 작은 건물들과는 달리 20년 안에 붕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초고층 빌딩 건설에 건축가들의 욕심만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FT는 “건축가들의 야망과 함께 고도의 마케팅 기술, 도시의 허영이 공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고층 빌딩이 엄청난 이익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고, 혁신적이거나 도시의 기능을 향상시키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천루는 ‘파괴할수 없는(indestructible)’ 인간의 꿈을 표현한다. 그것도 한 장소가 아닌 광역도시권 전체에서 이를 인식시키고 있다. FT는 “뾰족뾰족 치솟은 스카이라인이 도시에 활력과 패기를 불어넣는다”며 “무기력한 도시를 원하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