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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최태원 SK 회장, 정면돌파 경영 나서 눈길
뉴스종합| 2011-12-26 10:30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정면돌파 승부수를 던져 귀추가 주목된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27일 오전으로 예정되며 최 회장은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검찰의 칼끝이 총수를 겨냥하며 사실상의 경영공백 상태를 경험했다. 그룹의 새 식구가 된 하이닉스 투자를 포함, 사상 최대인 내년 15조원의 투자계획 수립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애가 남다른 최 회장은 동생의 구속 여부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밤잠도 못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부회장에게 그룹 단위의 글로벌 성장 특명을 내려둔 상태지만 동생의 발이 묶이면서 난감해 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최 회장은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소환된 지난 19일 최 회장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조사 중간에 지주회사 김영태 사장에게 관련 대응 조치를 당부했다. 밤샘 조사를 마친 다음달 오전 출근해 현안을 직접 챙기는 등 그룹 조기정상화에 강철의지를 보였다. 이후 하이닉스를 방문, 경영정상화와 성장을 약속했고 그룹 CEO들을 불러 모아 “위축되지 말고 열심히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의 정공법은 이미 지난 2003년 SK글로벌 사태 때도 빛을 발했었다. 당시 최 회장은 “시장의 기대치가 100이라면 130, 150을 하는 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실무진이 3년여에 걸쳐 검토 중이던 사회이사 비율 70% 인상안을 즉각 시행토록 했다. 대표이사를 경질할 수도 있는 ‘벼랑끝 정공법’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결국 최 회장의 용단에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재계에서는 그룹 위기 상황에서 최 회장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해 다시 정공법 경영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계열사 자금 500억원 횡령 부분을 조사 중인 검찰이 3조원 가까운 자산을 가진 최 회장의 상황을 간과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이미 글로벌 분식의 책임을 진 아픈 경험이 있는데 결국 들통 날 꼼수를 부렸겠느냐는 것이다.

재계 한 인사는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1년 이상 조사에도 입증할 단서를 찾지 못했다면, 최 회장이 경영에 전념해 국민경제 발전에 힘쓸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압박조사,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글로벌 경영위기, 북한 불안감 등 산적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극복할 지 최 회장의 정공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류정일 기자 @ryu_peluche>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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