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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용지 시장급변’ 한솔-무림 상반된 선택 주목
뉴스종합| 2011-12-27 09:17
전자책(e-Book)의 급속한 성장으로 제지산업(인쇄용지)의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양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와 무림그룹의 상반된 행보가 관심을 끈다. 

한솔의 선택은 지종 다양화인 반면 무림은 인쇄용지 설비 확충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솔제지의 연간 인쇄용지 생산량은 자회사 아트원제지를 포함해 연간 105만t 수준. 무림도 무림페이퍼와 무림P&P를 합쳐 100만t에 육박한다. 인쇄용지는 백상지, 아트지, 복사지(프린터용지) 등이 대표적이다. 서적이나 전단지, 잡지 인쇄에 주로 이용된다.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은 단행본 매출액 2조5000억원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자책 콘텐츠 제작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2015년께는 30%까지 도달할 것으로 출판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인쇄용지의 미래를 가늠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한솔은 이런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인쇄용지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지종을 구성을 다양화하는 중이다.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고급 아트지, 영수증용 감열지와 함께 포장용 백판지나 색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충남 장항공장에 2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인쇄용지 코팅설비를 감열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개조에 나섰다. 내년 말부터 인쇄용지와 감열지를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교차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감열지의 생산능력은 기존 6만3000t에서 10만t이 더해져 총 16만3000t으로 늘어나 독일 쾰러(25만t)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한솔제지 장항공장에서 생산된 롤 상태의 인쇄용지가 재단(裁斷)을 위해 옮겨지고 있다.

한솔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기존 설비 개조여서 초기 투자비용과 고정비용이 감축돼 생산원가를 10%이상 줄일 수 있다”며 “시장환경 급변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지종 구성을 변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무림은 한솔과 상반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무림P&P의 펄프-제지 일관공장 건설로 15%의 원가절감 효과를 얻게 된 이 회사는 이 참에 국내 인쇄용지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계획이다. 무림은 내년부터 인쇄용지 생산량이나 생산캐파에서 국내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1호기와 같은 연산 50만t 규모의 2호기 건설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내수와 수출 여건만 되면 3호기도 건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개발도상국의 인쇄용지 수요가 많기 때문이란 것이다. 무림P&P는 일관공장 본가동 2달만인 지난 6월 제지부문 흑자를 기록했으며, 올 3분기에도 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무림 관계자는 “일관공장의 이런 조기안정화는 세계 제지산업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라며 “원가경쟁력이 월등해 국내는 물론 중국 대형 제지업체와 경쟁해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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