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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에너지 BW 속앓이
뉴스종합| 2011-12-27 11:26
계약해지 공시로 전환가 급락

투자자 분쟁소지 크지 않을듯



우리투자증권이 발행을 주간한 1200억원 규모의 웅진에너지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또 속앓이를 하게 됐다. 회사 측이 BW 발행 채 열흘이 지나지 않아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를 공시하며 주가가 신주인수권 전환가격 아래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신주인수권 상장 전이고, 사전 위험고지가 충분히 이뤄졌던 만큼 투자자와의 분쟁 소지는 적을 전망이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3일 현대중공업 237억원(매출액 비율 14.81%), 유니텍솔라 238억원(14.86%), 제스솔라 37억원(2.34%) 등 512억원 규모의 공급계약 해지가 이뤄졌다고 공시했다.

23일 장 막판 슬그머니 나온 악재에 주당 4840원이던 주가는 26일과 27일을 거치며 44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BW 전환가격 4945원보다 9%나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왜 하필이면 BW 발행 직후 이 같은 공시가 나왔냐며 울분을 터뜨릴 만하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이 BW를 판매한 이달 중순은 LIG건설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논란 등의 부담으로 고위험 회사채나 CP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밝힌 때다. 그래도 웅진에너지 BW만은 개인과 기관에 각각 6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BW 특성상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원금손실 위험은 적기 때문이다.

웅진에너지의 이번 계약 해지건이 당장 법적 분쟁 대상이 될 가능성도 낮다. 회사 측의 계약 상대방의 해지를 사전에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해명을 반박하기 어렵다. 실제 이번 BW의 투자설명서에는 얘기치 못한 환경변화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유의하라는 주의가 담겨 있다. 게다가 불과 석 달여 전인 지난 9월 블루칩에너지와의 1216원 규모의 계약해지 사례도 있었던 만큼 예상치 못한 위험이라 단정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은 2008년에는 웅진홀딩스가 발행하는 1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주간을 맡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위험이 높아지면서 적절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총액인수로 물량을 떠안았다. 이 CB의 전환가격은 발행 당시 3만1000원이었지만 이후 한 번도 주가는 전환가격을 넘지 못했다. 지난 6월 13일 이후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등으로 우리투자증권은 이 CB 관련 포지션을 손실 없이 모두 정리했다. 현재 웅진홀딩스 재무제표상 미상환 잔액은 100억원. 전환가격은 2만4917원이지만, 현재 주가(26일 종가)는 4825원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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