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방송3사 연기대상, 반전은 없었다
엔터테인먼트| 2012-01-01 06:11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명품배우들은 나란히 연기대상을 거머쥐며 2011년을 마감했다. 기적같은 반전이 없었던 것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드라마는 그만큼 한정적이었다는 이야기다. 화려한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은 예측가능했기에 이변은 없었지만 대신 흡족함은 남았다.

31일 진행된 SBS와 KBS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한석규와 신하균이 가장 마지막 순간에 웃었고, 30일 진행된 MBC 연기대상에선 ‘로맨틱코미디의 여왕’ 공효진과 스크린 스타 차승원의 저력이 다시금 발휘됐다.

‘이변없는 선택’의 첫 주인공은 한석규다.

한석규는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지난 1995년 드라마 ‘호텔’ 이후 16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와 전혀 새로운 세종 ‘이도’의 모습을 선보이며 드라마 성공을 견인했다. 세칭 ‘뿌나(뿌리깊은 나무)’ 신드롬의 주역이었으며 시청률과 작품성에 있어서도 명실공히 최고의 드라마로 남은 ‘뿌리깊은 나무’의 주연배우 한석규는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재확인하며 일찌감치 대상 수상자로 점쳐졌다.
[사진=SBS]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한석규는 “원작자와 좋은 작가들이 없었다면 ‘뿌리깊은 나무’라는 작품은 없었을 것이다. 정말 감사하다. 또 무대를 만들어준 관계자들과 (드라마를) 봐주는 사람이 있기에 배우가 있다. 늘 변함없이 큰 성원과 사랑을 주신점 감사하다”면서 “한때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한해, 한해 하면서 동료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같이 작업한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빈말이 아니라 그분들을 대신해 큰 상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KBS의 경우 신하균과 더불어 올 한 해 방송사 최고 히트작으로 꼽힐만한 ‘공주의 남자’ ‘광개토대왕’ ‘웃어라 동해야’ 등의 주연배우들이 대상 후보로 올라있는데다 ‘브레인’의 경우 가장 뒤늦게 출발해 아직까지 방영 중인 드라마였기에 딱 떨어지는 대상 수상자를 쉽게 점칠 수 없었다. 방송3사 가운데 가장 예측이 불가능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결과는 ‘하균앓이’의 주인공이었다.

신하균은 2003년 ‘좋은 사람’ 이후 돌아온 브라운관에서 소름끼치도록 실감나는 캐릭터 소화로 시청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스크린에 익숙한 배우였던 탓에 수년만의 안방 복귀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신하균의 연기는 복잡한 감정선과 러브라인 등이 뒤얽히며 매회 화제가 됐고, 배우 신하균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진=KBS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신하균은 이날 수상자로 무대에 서며 “수술하는 것보다 이 무대에 서는 게 더 떨린다. 전혀 생각을 못했고 사실 촬영 중이라 내일 소화해야 할 분량이 많아서 머릿속에 대본 밖에 없다”면서 “이 상은 결코 내가 연기를 잘 해서 받는 상 아닌, 많은 관심과 사랑의 결과물이라 생각이 든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대상을 개인이 아닌 작품으로 주기로 해 다소 룰이 바뀌긴 했지만 결국 MBC가 선택한 ‘올해의 드라마상’은 ‘최고의 사랑’이었으며 차승원과 공효진은 개인이 수상하는 최고의 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공효진의 경우 이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통해 지난 2008년 ‘고맙습니다’, 2010년 ‘파스타’에 이은 세 번째 최우수상 수상으로 명실공히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임을 입증했으며 차승원은 배우 차승원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선보였던 계기가 됐다.

특히 차승원은 드라마에서 세상 두려울 것 없는 안하무인 최고의 스타 독고진을 연기하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지나친 건방짐과 까칠함도, 그 안에서 빚어져나오는 허당의 면모마저도 완벽히 녹아낸 연기에 수많은 여심을 사로잡고 무수한 어록을 만들어내 이번 시상식이 기존의 룰을 따랐다면 단연 연기대상감이었다는 관측도 지배적이었다.

차승원은 이날 시상식에서 차승원은 “영원한 동반자인 아내와 아들, 딸에게 감사하다. 특히 감사드릴 분이 4500분 정도 되는데 다 말할 수 없으니 짧게 하겠다”면서 떠오르는 이름들을 거론했고 “여름에 좋은 추억만들게 해주겠다는 박홍균 감독님, 대본을 다 외우면 새로운 대본을 써서 또다시 외우게 만든 홍자매 작가님, 대사는 잘 못 외우지만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인 공효진 씨, 윤계상 씨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차승원은 “마지막으로 어디선가 ‘이 상을 받을 줄 알았다’면서 웃고 있을 독고진과 이 영광을 함께 하겠다”면서 ‘최고의 사랑’의 히트 캐릭터 독고진과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