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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구현 ‘낙제점’…“경영환경 60~70점” 33%
뉴스종합| 2012-01-04 10:58
우리 벤처업계의 경영환경에 대해 벤처기업 당사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벤처기업의 경영환경을 점수로 환산해 물은 결과, 60~70점이라는 응답자가 3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80점이 32.6%, 80~90점이 9.3%에 달해 전체적으로 60점 이상 비중이 전체의 75.6%를 차지했다. 90~100점의 최고 점수를 준 응답자는 0.7%에 불과했다. 우등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80점대 이상’으로 잡을 경우 정확히 전체의 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훌륭하지는 않지만 나쁘지는 않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50~60점은 19.7%, 50점 미만은 4.7%로 나타나 우리 벤처 경영환경을 낙제점으로 보는 벤처기업인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기업환경 개선이라는 큰 숙제가 정부에 주어진 셈이다.

인프라 관점에서 본 벤처생태계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인색해졌다. 벤처기업인들은 4개 대분류(경제적, 사회ㆍ문화적, 과학기술 및 교육, 법적ㆍ제도적 인프라), 12개 소분류로 나눈 질문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5점 만점에 2.5~3.0점대로 평가했다.

항목별로 질문한 결과, 사회ㆍ문화적 인프라 중 ‘공정거래 구현’ 항목의 점수가 2.5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의 2.7점에 비해 더 떨어진 것이다. 대기업의 사업영역 침범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 활성화와 혁신제품에 대한 시장 규모 등이 모두 2.6점으로 나타나 이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도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과학기술 및 교육 인프라 부문은 2.9~3.0점으로 그나마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 항목에는 연구개발 투자의 지속력, 산학 협력, 기업인 능력개발 교육 등이 포함돼 있다.

전체적으로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는 없었지만 12가지 평가 항목 중 전년도 조사 때보다 높아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또 2개 항목만 동일 수준을 유지했을 뿐 나머지 10개 항목의 점수는 오히려 떨어져 벤처 관련 인프라가 1년 전에 비해 낙후됐음을 드러냈다.

특히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제사회질서(공정거래) 구현’과 ‘우수 인력의 적극적 창업의욕 고취’ 등 5개 항목은 0.2점씩 추락해 창업 희망자나 보다 공정한 거래를 원하는 벤처인들의 뜻에 각종 인프라가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12가지 평가 항목 전반에 걸쳐 ‘비교적 양호’와 ‘매우 양호’라고 긍정적인 응답을 한 답변자의 비중은 작게는 1.2%(창업 및 기업가적 능력개발을 위한 교육)에서 크게는 12.7%(연구개발 투자에 의한 지속력 및 교류)까지 줄어 상대적으로 사정이 괜찮은 편인 벤처기업인들조차 ‘벤처하기 힘든 인프라’라고 우회적으로 항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는 사회 분위기부터 M&A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까지 어느 하나 벤처기업의 경영환경, 벤처생태계 개선을 위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당장 성과를 올리려는 근시안적 정책 대신 ‘100년 벤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 기업가 정신에 대한 배려, 탄탄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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