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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獨 영향력 약화
뉴스종합| 2012-01-04 11:10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첫  非독일인’발탁 평가분분

일부 “균형잡힌 인사”

재정위기 한복판에 서 있는 유럽연합(EU)의 금리정책을 좌우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벨기에 출신의 페트르 프레이트<사진>가 전격 발탁됐다. 13년 ECB 역사에서 비(非)독일인이 이 자리에 오른 건 처음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ECB 내에서 독일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의견과 균형 잡힌 인선이라는 평가가 분분하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에 페트르 프레이트 ECB 집행위원을, 국제관계 담당에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위원(독일 재무차관 출신)을, 시장운영 담당에 브느와 쾨레(프랑스 경제재정산업부 부총국장 출신)집행위원을 각각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프레이트 수석이코노미스트 내정자는 지난달 사임한 위르겐 슈타크의 업무를 대신하게 된다. 향후 ECB가 내릴 금리결정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하는 경제부문의 수장격이다.

전통적으로 ECB 내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독일은 자국 출신의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위원을 수석이코노미스트로 강력하게 밀었으나, 아스무센 자신이 국제관계 담당 자리를 원한 것도 이 같은 인선의 배경으로 전해졌다. 드라기 총재는 국제관계 담당이 유로존 국가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역할을 늘려 놓았기때문에 아스무센에게 적합한 자리라고 FT는 봤다.

페트르 프레이트 내정자의 급부상으로 ECB 안에서 독일의 입김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독일 분데스방크를 모델로 삼고 구성된 ECB는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와 같은 통화량 공급 문제에 집중했으나, 앞으로는 국채 매입 등 유로존 위기 진화에 적극적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 마틴 뤽 UBS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은 이번 인사를 패배로 받아들일 것이고 ECB 내에선 프랑스-이탈리아 연합이 강화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세심하게 균형을 잡은 인사라는 의견도 강하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프레이트 내정자는 독일 태생으로, 그간 유로존 채무위기 해결을 위해선 해당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ECB 정책에 찬성해 온 부류인 데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의 신임도 얻고 있다는 게 근거다. 아스무센을 국제관계 담당에 낙점한 것도 독일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로 평가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인사에 대해 “균형이 잡혔다”고 평가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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