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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자문형랩 변동성…1분기 증시 최대 관전포인트
뉴스종합| 2012-01-04 11:45
연초부터 삼성전자에 열광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8%에 육박하는 비중 덕분에 시장 전반 분위기까지 데우는 분위기다. 그런데 ‘상저하고’, ‘불확실성’으로 요약되는 올 증시전망과 왠지 안어울려 꺼림칙하다. 확실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재단해 긍정론으로 몰고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불확실한 때에는 너무 길게 내다보기보다는 당장 다음달, 또는 1분기 정도까지만 예상범위를 한정하자.

이런 의미에서 현재 증시를 지배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상승의 숨은 배경과, 1분기 중반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자문형랩 자금의 ‘대이동’ 가능성은 최대 관전포인트다.

사실 1분기 증시 방향은 삼성전자와 자문형랩자금이 가늠자가 될 듯하다. 2010년 12월 말 본지 기사(2010년 12월 16일자 ‘랩어카운트, 7공주 다음 타깃은 삼성전자(?)’ 참조)를 보면 2011년 증시 상황에 대한 낙관이 어려워지면 동일 종목 투자한도가 없는 자문형랩자금이 삼성전자에 집중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측했었다. 예상과 달리 자문형랩자금이 차ㆍ화ㆍ정에 더 오래 집착(?)하면서 다소 시기가 늦춰졌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특히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 자문형랩의 삼성전자 집중현상은 예상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차ㆍ화ㆍ정의 ‘단물’이 다 빠지고, 글로벌 거시경제 위험으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자 ‘안전한 위험자산’ 삼성전자에 기댄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밀리던 ‘스마트 대전(大戰)’에서 대반격에 나선 시점과 겹치며 작년 말 100만원 돌파, 최근 110만원 돌파가 이뤄졌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수 있을까? 국내 자문형랩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시기는 2011년 1~4월이다. 무려 12조6215억원이 순유입됐다. 자문형랩 계약은 1년이 가장 일반적이다. 코스피 2000이 넘던, 차ㆍ화ㆍ정이 꼭지이던 때 들어온 자금이니만큼 작년 8월 이후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최근 몇달간 삼성전자 주가상승으로 손실을 꽤 만회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자금이 1년이란 계약기간 만료를 맞이한다.

과연 투자자들이 계약을 해지해 돈을 옮길까, 그렇지 않을까? 예단은 금물이니 과거 사례를 참조해보자. 2008년 금융위기로 펀드 수익률이 반토막이 났지만 투자자들은 바로 환매에 나서지 않았다. 주가 반등으로 손실폭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2007년 정점에 가입한 적립식 3년 만기(?)가 돌아오는 2009년~2010년에 걸쳐 환매가 집중됐다. 자문형랩 자금이 이동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이동한다면 가장 비중 높고 수익도 높은 삼성전자가 1차 매도대상일 수 있다.

공모펀드 역시 마찬가지다. 공모펀드의 동일종목 편입한도는 순자산의 10% 내. 삼성전자의 경우만 예외적으로 시가총액 내 비중만큼이다. 삼성전자의 시장비중이 10%를 넘기 때문에 시장수익률 추종을 위해서는 시장비중만큼의 편입을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 펀드운용이란 게 일정 수준의 차익이 나면 이익을 실현하는 게 정석이다. 많이 올랐다고 계속 들고 있다보면 주가 조정 시 피해도 크다. 펀드 입장에서도 이젠 삼성전자 비중을 더 늘리기보다는 줄이는 타이밍을 엿볼 만한 시기다.

시장은 그리 만만치 않다. 마냥 오를 것 같으면 조정받고, 바닥모를 추락을 할 것 같던 때 반등이 나타나는 게 시장이다. 당장 유럽 재정문제, 잘 해결돼야 한다는 바람이 어찌됐건 잘 될 것이라는 맹목적 낙관으로 각색된 게 아닐까?

다들 내놓고 얘기는 않지만, 2013년 이후 상당기간 실물경제의 침체는 불가피하다. 앞으로 자산관리는 시장수익률이 아니라 위험조정수익률이다. 삼성전자가 현 주가는 1년 전 목표주가다. 160조원짜리 종목이 얼마나 더 오를까? 시장이든 삼성전자든 천장은 멀지 않았지만, 블랙스완의 강력한 충격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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