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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자금마련 때문에(?)’ 초긴축경영 SK텔레콤 그룹 상징 ‘T타워’ 임대까지 추진
뉴스종합| 2012-01-05 10:30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전방위적인 자금 마련의 여파로 옛 선경 본사 자리에 위치한 본사 건물인 ‘SK T타워’의 일부를 외부에 임대 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하이닉스 인수 자금 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그룹의 상징적인 건물을 외부에 임대하고, 자회사 매각건이 가격 협상 문제로 수개월 째 지연되는 등 곳곳에서 수조원대 빅딜에 따른 후유증이 감지되고 있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서울 본사 건물(중구 을지로2가 11번지)인 ‘SK T타워’의 일부 층을 외부에 임대주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 여건을 감안해 약 8개층 정도가 검토 대상이며 이미 외부 전문 업체의 컨설팅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 T’타워는 옛 선경 본사가 있던 을지로2가에 위치한 지상 33층(지하 6층), 높이 148m, 연면적 10만㎡ 규모의 기울어진 ‘폴더형 휴대폰’ 형태 건물이다. 그룹의 상징성이 크다 보니 지난 2004년 12월 준공 이후 SK텔레콤이 대부분의 층을 사용해 왔으며, 지난해 부터는 SK텔레콤에서 분사한 SK플래닛이 6개층을 마련해 쓰고 있다. 



현재 서울 중구 일대 2만평 이상 오피스의 월 임대료가 3.3㎡ 당 7~12만원 수준이며 SK T타워가 신축 빌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8개층(1개층 평균 2564㎡, 3.3㎡ 당 12만원 기준) 임대료 수입은 연간 8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SK텔레콤이 이처럼 본사 건물 입대 사업에 나서는 까닭은 스마트 워크 도입으로 남는 공간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데다, 자회사 SK플래닛이 사옥 이전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이닉스 때문에 SK텔레콤이 본격적인 긴축 경영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지분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모두 3조4267억원. 현금성자산이 2조1871억원(2011년 3분기 보고서 기준)에 달하는 SK텔레콤이지만 차입과 회사채발행 등 추가적인 자금 동원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조단위의 신디케이트론 대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나대투증권을 대표주관사로 2차례에 걸쳐 총 3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운영자금 마련 목적으로 발행했다. 증권업계는 SK텔레콤이 추가적인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자금 긁어모으기’는 게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SK텔레콤 지분 63.7%) 매각 건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엔씨소프트가 이미 정밀 실사까지 마쳤으나 최종 협상 타결이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초기에 1000억원 플러스 알파를 제시했으나 이후 가격이 수백억원씩 계속 올라가면서 계약 체결이 미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하이닉스 인수 자금 납입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마냥 시간을 끌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연ㆍ정순식 기자 @uheung>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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