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자금 출처 · 전달 과정 밝힐 ‘열쇠’ 주목
뉴스종합| 2012-01-11 11:34

은신·기억없다 말돌리기…

후폭풍 우려한 행보 분석



고 씨는 11일까지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지만, 향후 검찰 수사에서 그가 밝힐 돈 주인의 정체, 윗선의 연결고리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고 씨는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돈봉투를 받았다고 폭로한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또 17대부터 박 의원의 비서로 함께했다.

국회의원의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챙기고, 그들의 손발이 되곤 하는 비서로 박 의원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었다는 방증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고 씨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감하고 은밀할 수밖에 없는 돈봉투 전달을 담당했던 그의 위치 때문이다.

당시 박희태 후보의 이름으로 뿌려진 돈의 전체적인 규모와 고 의원 외에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의 이름이 그의 입을 통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 ‘대통령의 남은 통치자금’, ‘친이계 비자금’ 등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돈의 출처나 정체도 고씨를 통해 확인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씨가 고 의원 비서에게 돈봉투를 건네주며 “꼭 고 의원에게 전해달라”고 강조했던 것도 그 내용물의 규모와 의미를 잘 알았기에 나올 수 있었던 말이라는 게 정치권의 추정이다.

고 씨의 최근 행보 역시 이런 정치권의 불편한 시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4년 전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말을 돌리고, 또 사건 당사자로 지목받은 이후에는 자택 또는 모처에서 은신했던 것도 자신의 말 한마디가 몰고올 후폭풍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검찰이 고씨에 대한 직접 수사에 고삐를 죄기 시작한 이상, 이번 돈봉투 파문이 박희태 의장 개인이 아닌 당 전체의 돈 문제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태의 확산을 우려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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