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급 신고 타이어 1종에 불과, 타이어업계 ‘눈치작전 중’
뉴스종합| 2012-01-12 08:51
연말부터 의무 시행되는 타이어효율등급제를 앞두고 업체 간 보이지 않는 ‘눈치작전’이 뜨겁다. 이미 시범 운영 기간에 돌입했지만, 신고가 접수된 타이어는 현재 1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경쟁사보다 높은 등급을 받으려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타이어업계 및 에너지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현재 에너지관리공단에 등급제 신고를 접수해 평가받은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앙프랑 에코 1종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범적으로 자율 적용에 들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크게 참여가 저조한 셈이다.

오는 12월 1일부터 의무 적용되는 타이어효율등급제는 타이어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력 등 두 가지에서 1~5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자동차 연비나 가전제품 에너지효율처럼 소비자가 효율이 높은 타이어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현재까지 신고가 저조한 이유는 업체별로 경쟁사보다 높은 등급을 받고자 신고를 미루고 성능 보완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1등급 타이어가 나온 상황에서 신고를 했다가 1등급을 받지 못하면 경쟁사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며 “업체별로 신고를 미루는 것도 최대한 성능을 강화한 뒤 높은 등급을 받으려는 전략 때문”이라고 했다.

1등급 기준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도 현재 신고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다. 미국, 일본, EU 등에서도 타이어등급제를 개발했으며, 그 중 A~G등급으로 평가하는 EU시장 기준이 가장 까다롭다고 평가받는다. 공단 관계자는 “국내 평가 기준이 EU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당분간 1등급 타이어가 많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연비와 연관 깊은 회전저항의 성능을 높이면 젖은 노면 제동력 성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두 가지 등급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 건 더욱 까다롭다. 한국타이어 앙프랑 에코 역시 회전저항에서 1등급을 받았지만, 젖은 노면 제동력에선 3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이 정도 등급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두가지 등급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업체의 고민도 클 것”이라고 했다.

금호타이어는 친환경 타이어 에코윙 브랜드를 살리면서 1등급에 맞춘 타이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타이어는 엔블루 에코를 중심으로 친환경 타이어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타이어 시장에선 후발업체로 뛰어든 만큼 좀 더 경쟁업체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등급 신고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는 3월 창녕 공장이 완공되면 이곳이 친환경 타이어 개발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EU 역시 오는 12월부터 수입타이어를 포함, 모든 타이어에 등급을 의무 적용한다는 점도 관심사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 등이 모두 유럽시장을 노리고 있어 수출 확대를 위해서도 등급제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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