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
[이슈리뷰] 당신은 누구의 ‘페이스 메이커’로 살고 있습니까?
엔터테인먼트| 2012-01-12 10:22
페이스 메이커. 다른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투입되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페이스 메이커 주만호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다른 선수가 아닌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달린다. 다가오는 설 연휴, 인생의 완주를 위해 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한 편이 등장했다. 바로 ‘페이스 메이커’(감독 김달중).

매 작품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화제를 모은 김명민은 이번 영화에서 주만호로 분했다. 주만호는 동생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난도 감내하는 ‘자기 희생적’인 인물이다. 또 그는 수더분한 성격 탓에 늘 손해를 보며 살아간다. 본래 주만호는 미래를 각광받는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인해 올림픽 경기에 출전을 못하게 됐다.

결국 동생 성호(최재웅 분)의 학비를 책임져야 했던 주만호는 페이스 메이커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주만호는 자신의 달리는 모습을 그토록 좋아했던 성호가 원한 것은 ‘남을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달리는 형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주만호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두 가지 중 선택해야 할 기로에 놓인다, 마지막으로 주만호는 올림픽 경기에서 누구도 아닌 자신의 완주를 위해 출전하기 위해 온 노력을 불사른다.



이 영화는 ‘페이스 메이커’라는 신선한 소재를 활용해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물론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에는 늘 감동이 그림자처럼 따라오곤 했다. 하지만 ‘페이스 메이커’는 관객들로 하여금 ‘내 인생의 페이스 메이커는 누구일까. 또 나는 누구의 페이스 메이커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며, 다른 스포츠 영화와 차별성을 띄고 있다.

먼저 주만호와 동생 주성호가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라고 할 수 있다. 주만호는 하나뿐인 동생을 삶의 원동력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주성호의 말없는 응원이 뼈와 살이 된다. 또 주성호 역시 주만호의 부모 못지 않은 희생적인 사랑에 힘입어 성장한 인물. 



서로에게 든든한 ‘페이스 메이커’인 두 사람은 누구보다 진한 형제애로 똘똘 뭉친 모습으로 감동을 자아낸다. 특히 주만호와 주성호가 눈물겨운 싸움 끝에 갈등을 극복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심금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유지원(고아라 분)과 종수(조희봉 분) 역시 주만호의 ‘페이스 메이커’다. 유지원은 꾸밈없는 주만호의 모습에 애틋함을 느끼며 응원과 동시에 따끔한 조언을 일삼는 인물이다. 종수 역시 주만호가 가장 힘들 때 누구보다 따뜻한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처럼 두 사람이 주만호의 곁에서 그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는 모습 역시 관객들의 꽁꽁 언 마음을 녹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 시종일관 주만호에게 냉철한 모습을 보였던 감독 박성일(안성기 분)역시 ‘페이스 메이커’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주만호를 페이스 메이커로 끌어들이는 장본인이다. 하지만 주만호가 마라톤 완주를 성공했을 때에는 스승으로서 그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처럼 ‘페이스 메이커’는 모든 사람들은 누군가의 페이스 메이커로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도 부모는 자식의 페이스 메이커로, 연인들은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로써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관객들은 극중 인물들의 모습에 뜨거운 공감을 얻는다.

여기에 김명민과 안성기, 고아라, 최태준, 조희봉 등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보탠다.

누군가의 페이스 메이커로, 누구의 페이스 메이커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한 영화 ‘페이스 메이커’는 오는 1월 18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24분.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issuedaily.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