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채권형펀드 등 감소 주도
중위험 중수익 위주 투자 인기
국내 펀드 수탁고가 작년 말 한때 300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200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펀드 수탁고는 지난해 연말 빠져 나간 단기성 자금 머니마켓펀드(MMF)가 재유입되며 9일 현재 307조원대를 넘어섰지만, 본격적인 수탁고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국내 펀드 수탁고(설정액)는 작년 12월 말 298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318조8000억원에서 20조3000억원(6.3%) 줄었다.
코스피가 2000선을 처음 돌파한 2007년 말 펀드 수탁고는 320조2000억원까지 늘어났으나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008년 말 289조3000억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펀드 수탁고 감소를 주도한 것은 MMF와 채권형 펀드였다. MMF는 지난 1년간 14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채권형 펀드 수탁고는 8조6000억원 감소했다. MMF도 환매조건부채권(RP)과 MMT(수시입출금식특정금전신탁) 등 다른 단기상품과 금리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수익률 부진에도 수탁고가 104조2000억원에서 102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해외 주식형은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국내 주식형에 저가매수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불확실성 요인이 크고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해 절대수익 추구형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국내형이 올해도 유리할 것으로 본다. 다만, 큰 틀에서는 중위험중수익을 취할 수 있는 헤지펀드 성격의 절대수익 추구형과 해외 채권형, 주식연계펀드(ELF) 투자형 등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