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어부지리 공천’ 최소화…현역 대폭 물갈이
뉴스종합| 2012-01-16 11:30
정치신인과 1 대 1 구도로

경선 현직 프리미엄 최소화

의원 평가지수로 탈락 선별



‘현역 의원 배제-새 인물 물갈이’를 골자로 하는 한나라당의 총선 공천 기준이 사실상 확정됐다. 현 정부의 색을 최대한 빼고 쇄신과 변신의 색을 최대한 많이 담는 것이 한나라당 새 공천 기준의 핵심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공천 기준의 방향이 향후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선 행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4월 총선 공천 기준을 사실상 확정했다. 국민참여경선제의 확대 시행으로 민의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의 정치 입문을 활성화하겠다는 명분 아래, 기존 의원들의 대거 탈락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이번 공천안을 평가하는 정치권의 시각이다.

우선 전체 지역구의 20%인 전략공천 지역 설정 과정에서 상당수 서울 강남 및 대구ㆍ경북 지역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교체지수와 경쟁력 등 4가지 현역 의원 평가 기준을 통해 현역 의원 20∼30%에 대한 교체를 추진하는 쪽으로 분과 내에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8명과 탈당한 2명, 여기에 향후 자의반 타의반 불출마가 불가피한 의원 등 10여 명의 자연 교체분 외 추가로 10여 명의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공천 과정에서 걸러질 것이라는 의미다.

이들을 걸러내는 기준도 마련됐다. 의정활동과 지역구의 교체요구 여론, 예상 야당 후보와 본선 경쟁력, 그리고 지역구 활동 등을 각각 20%에서 30%씩 반영한 가칭 ‘현역 의원 평가지수’가 현역 지역구 의원 탈락자를 선별하는 객관적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지금 분위기에서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면 과거와 같은 불복 및 탈당을 감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현역 의원 공천 탈락 비율은 이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직 지역구 의원이라도 국민참여를 기반으로 한 내부 경선을 돌파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현역 의원 프리미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치 신인과 현역 의원의 1대 1 구도를 만들기 위한 2단계 경선 방안을 제시했다. 현역 의원 한 명과 다수의 도전자가 맞붙는 과정에서 인지도가 높고, 지역 조직을 장악한 현역이 어부지리로 공천을 받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현역 의원 평가지수를 통한 교체는 전략공천 외에도 개방형 국민경선 과정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며 1대 1 구도 조성을 통한 현역 교체 가능성을 설명했다.

또 한나라당의 주요 전략지역에서 비례대표 의원의 공천을 배제하기로 한 원칙도 현역 물갈이를 이끄는 한 축이다. 20여 명의 한나라당 비례대표 중 상당수가 강남과 대구ㆍ경북에서 오래 전부터 지역민들과 접촉을 늘리며 출마를 준비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 상당수가 타 지역 경선에 나설 경우 쉽게 공천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근혜)는 16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4ㆍ11 총선 공천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에 따라 18대 한나라당 현역 의원 160여 명 중 4월 총선 본선에 나서지 못하는 숫자는 최대 100여 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크다는 점, 또 4월 총선 화두가 쇄신이라는 점 모두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한 요소”라며 이 같은 역대 최고의 물갈이가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최정호ㆍ손미정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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