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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보면 가슴이 찢어져”…낙농업자들, 정부 정책에 집단항의
뉴스종합| 2012-01-16 11:30
낙농업자들이 육우와 송아지값이 폭락하고 농가 도산에 대해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집단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육우와 송아지 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진행하고, 각 도별로는 도지사 면담을 가졌다.

이날 낙농육우 농민들은 “정부의 적정 한우 사육두수 유지 실패와 쇠고기 수입확대, 사료값 폭등에 따라 젖소 사육두수 감소로 육우 또한 줄었으나 오히려 낙농육우농가들이 억울하게 직격탄을 맞았다”며 “육우값 안정을 위한 특단대책 마련, 입식 장려금 지원을 비롯한 육우 송아지 입식 정상화 대책, 육우군납 확대, 육우전문식당 개설 지원을 비롯한 육우소비 확대 대책, 무이자 사료구매자금 지원 등 농가 경영안정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와 지자체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협회에 따르면 한우 사육두수 증가와 쇠고기 수입확대 등으로 육우가격이 전년대비 30% 폭락(9564원/kg→6713원/kg)했고, 육우 송아지 가격은 94% 폭락(초유떼기 기준, 30만원/두→1만8300원/두)하면서 송아지 거래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육우농가는 한미 FTA 비준 이후 육우농가의 입식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앞으로도 FTA에 따른 쇠고기 관세철폐, 한우 번식우ㆍ송아지 적체, 수입육 증가 전망에 따라 소값 하락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낙농육우농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낙농업자들은 “정부의 한우 적정 사육두수 유지 실패로 가격이 폭락했는데도 한우대책만 있고 육우대책은 없다. 같은 양축농가인데 왜 서자 취급이냐”며 “송아지 요리로 육우값 잡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도 안 된다고 성토했다.

이승혼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정부가 광우병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마저 재개한 마당에 쇠고기 수입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육우 대책은 방치되고 있다”며, “육우는 사육두수가 계속 줄고 있어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육우농가들이 송아지를 입식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국적인 항의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특단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전국적인 상경집회를 포함하여 대응수위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에서 올라온 한 축산농민은 “송아지가 1만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라며 “크고 맑은 눈망울의 송아지를 보면 자식 같아 굶겨 죽일 수도 없고, 손해가 뻔히 보이는데 비싼 사료를 계속 먹일 수도 없어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 도대체 농림부는 어느 나라 농민을 위한 부처냐”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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