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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신평사 의존도 낮춰야”..EU 상임의장 “ESM 재원규모 조기 결정”
뉴스종합| 2012-01-17 09:39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6일(현지시간) “투자자들과 금융감독당국은 신용평가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오스트리아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 위원장 자격으로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갖고 “신용등급이 시장과 감독기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시장에서 상당부분 예견됐던 것으로, 지난 13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등급 하향이 이뤄졌지만 이날 시장은 안정을 잃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대로 유럽 주요 증시는 유로존 국가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S&P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을 AAA(최고등급)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한 것과 관련해선 “조만간 등급이 회복될 것”이라며 “‘AAA’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이 EFSF에 더 많은 현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로존 위기가 최근 몇 달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어 “내 전임자인 장클로드 트리셰 전 총재가 지난해 10월, 현재의 위기를 시스템적 차원으로 규정했다”면서 “그 이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유로존의 재정 규율은 빠른 시일 안에 이행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질문에는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그는 “그리스와 민간 채권단 사이에 부채 탕감과 관련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그리스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데다 (개혁에 대한) 이행 의지가 부족한 탓에 재정적자 감축 프로그램이 예상보다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EFSF를 항구적으로 대체할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재원규모(5000억 유로 상당)를 조기에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애초 EU는 오는 3월 정례 정상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달말 개최되는 EU 특별 정상회담의 의제로 올려 결론을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P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시장이 출렁대는 것을 막으려면 벼랑 끝에 서 있는 남유럽 국가들에 ‘실탄(국채 매입 등)’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하루 빨리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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