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부엌명가’ 에넥스의 부활
뉴스종합| 2012-01-17 10:49
특판 줄이고 내수 확대로 흑자

박진규 부회장 공격경영 결실



‘부엌가구의 명가’ 에넥스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금융위기 이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건설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특판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한때 부도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수치상으로도 에넥스는 지난해 1분기 이후 2, 3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올렸다. 4분기 역시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전체적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비결은 건설사가 시공하는 아파트에 부엌가구를 납품하는 특판비중을 대폭 축소한 것이었다. 에넥스는 대신 B2C 내수부문 비중을 늘렸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특판사업 비중은 2010년 60%대에서 지난해 40%대로 크게 줄었다.

에넥스 박진규(51ㆍ사진) 대표이사 부회장은 특판시장이 아닌 내수시장으로 과감하게 방향을 전환해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매일 새벽 서울 강남의 본사로 출근해 결재를 마친 뒤 곧바로 대리점과 직매장을 도는 강행군을 지속해 왔다. 대리점주들과 흉금없는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현장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나갔다.

이런 그의 노력은 고객만족 증대로 나타나, 지난해 부엌가구 업계 최초로 에넥스는 6년 연속 고객만족 우수 기업(KCSI)에 선정됐다.

박 부회장은 “매일 소비자들과 대면하는 대리점이나 직매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에 위기 극복의 해답이 있다”고 말했다.

에넥스는 내수 강화의 일환으로 대표제품인 자외선(UV) 도장제품을 중심으로 전략기획제품을 개발해 유통 공급망 확대에 나섰다. 그 결과 ‘똑똑한 가구 스마트(SMART)와 모닝(MORNING)’ 제품군을 출시, 내수 매출을 40%까지 신장시켰다. 또한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6층 규모의 대형 직매장도 열었다. 이를 통해 에넥스는 올해 B2C로만 매출 1000억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해부터 베트남공장도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공장 역시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

부친(박유재 회장)의 사재 출연도 에넥스의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에넥스를 창업한 박 회장은 지난해 3월 서울 동숭동의 건물 및 토지 등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회사에 기증했다.

박 부회장은 “2012년은 에넥스의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통해 고객, 사회, 직원이 만족하는 회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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