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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잽 날려 나만의 개그 만들죠”
엔터테인먼트| 2012-01-17 11:09
내 캐릭터는 당하는 콘셉트

시청자들 페이소스 느껴


코너 수명 많이 짧아져

요즘 MBC ‘해품’ 보며 연구


후배들과 긴장하며 노력

좀더 숙성된 개그 펼치고파



지난해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도 받은 김준호(37)가 ‘개그콘서트’의 ‘감수성’ ‘비상대책위원회’와 ‘해피투게더3’의 개그맨들을 이끄는 G4 반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제 캐릭터는 늘 당하는 콘셉트다. 뭔가 모자란 듯한 대통령(비상대책위원회)이나 왕(감수성), 보스(씁쓸한 인생) 역이다. ‘해피투게더3’에서는 개그맨 반장이지만. 오히려 후배들이 ‘우리 것 드릴테니 형이나 살아남아라’는 식이다. 후배들에게 나를 꼬집어 달라고 했더니 이젠 내 캐릭터가 됐다. 시청자들은 이런 상황극을 보면서 페이소스를 느끼고 안쓰럽게 바라보기도 하는 것 같다.”

‘개콘’ 창설 멤버로 왕고참이지만 언제든 후배들이 편안하게 여기는 선배의 모습이 그의 예능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그는 개그와 버라이어티 예능계의 스타 박지선 김원효 김대희 등을 영입해 매니지먼트사 코코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CCO(코미디 콘텐츠 오피서)를 맡고 있다.

SBS ‘웃찾사’에서 잠깐 활동한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12년간 ‘개콘’을 지켰던 그가 장수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연기력이다. 절친 유지태와 함께 단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말장난 개그가 아닌 콩트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받쳐주는 개그’로 항상 필요한 존재로 남았기 때문에, 원정 도박 파문으로 비난을 받고 7개월간 방송을 하지 못하는 위기를 겪으면서도 재기에 성공했다.

개그맨 김준호는 무수한 ‘잽’을 날려 이제야 진가를 보이고 있다. 조금씩 숙성된 개그를 선보이며 자신의 개그를 만들어 나간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개콘’을 연출했던 김석현 PD(현 CJ E&M 소속)는 “김준호는 상대역의 연기를 빛내주기 때문에 후배들이 서로 모셔가려고 한다. 김준호도 후배들을 잘 챙긴다”고 했고 ‘개콘’ 초대 PD인 박중민 부국장은 “김준호는 ‘개콘’ 최고의 연기자”라고 평가했다.

김준호는 “ ‘씁쓸한 인생’과 같은 특정 코너 한두 개로 승부한 것이 아니다. ‘집으로’ ‘하류인생’ ‘악성바이러스’ ‘씁쓸한 인생’ ‘감수성’ 등 패러디 개그를 많이 만들었는데, 무수히 ‘잽’을 날려 나의 개그를 만들어나갔다”면서 “요즘 코너 수명이 3개월 밖에 안 될 정도로 짧아지고 있다. 그래서 코너의 힘이 빠질 기미가 보이면 새 코너를 기획해 놔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인기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을 유심히 보고 있고, ‘감수성’도 ‘내시의 눈물’ 또는 ‘없어진 왕세자’ 식으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려 한다.

김준호는 개그맨의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았던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도 활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는 “버라이어티 경험이 별로 없는 허경환 정범균 최효종 김원효 등 개그맨 후배들과 서로 긴장하며, 뭘 해도 맛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조금 더 적응되면 숙성된 개그를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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