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
’페이스 메이커’ 조연들이 영화를 빛냈다
엔터테인먼트| 2012-01-17 13:41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는 자신보다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하는 배우들이 있다. 그들의 열연으로 작품엔 감동이 배가되고 주인공들은 더욱 빛을 발한다.

평생 남을 위해 달려야만 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인생 완주를 목표로 달리는 감동스토리. 영화 ‘페이스 메이커’(감독 김달중)엔 안성기 고아라 조희봉이 그 주인공이다.

안성기는 이번 작품에서 만호(김명민 분)의 코치이자 감독인 박성일 역을 맡았다. 부상으로 올림픽 경기에 출전을 하지 못하게 된 만호를 페이스 메이커의 길로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인물. 만호를 비롯한 마라토너들에게 늘 평등하고, 냉정한 코치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도 선수들을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는 만호가 꿈에 그리던 마라톤 완주를 성공했을 때 손을 내민다. 이는 다시 한 번 국가대표 마라토너로 활약하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것. 그는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오버하지 않는 박성일 역을 관록이 묻어나는 연기로 소화했다. 특히 감정을 배제한 말투와 미동 없는 표정, 엄격한 선수 관리 등 프로 코치의 모습을 완벽히 재연해 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때문에 극의 말미에 등장하는 그의 해맑은 미소는 감동을 배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이에 반해 고아라는 안성기와는 달리 활기 넘치는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는 극중 만호에 대한 적극적인 응원을 아끼지 않는 유지원 역을 맡았다. 유지원은 얼짱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실력이 아닌 외모에 집중받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인물이다. 자신과는 상반된 성격과 매력을 가진 만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고아라는 국내에서 첫 스크린 도전작임에도 불구, 아역배우 출신다운 농익은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그는 미모와 상반되는 털털한 성격을 가진 운동선수의 모습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했다.

또 성장통을 겪으며 혼란스러워 하는 유지원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경험을 살린 듯 성숙한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그간 그의 대표작으로 불렸던 귀엽고 깜찍한 ‘반올림’의 옥림이는 없었다.

여기에 그동안 수많은 작품 속에서 감초 연기로 극의 힘을 실어넣었던 조희봉이 가세, ‘페이스 메이커’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희봉은 이번 영화에서 만호의 절친한 친구인 종수 역을 맡았다. 종수는 늘 아내에게 잡혀 살지만 마라토너인 만호를 누구보다 끔찍이 생각하며 항상 응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인물로 동네 치킨가게 CEO다.

그는 극중 관객들의 웃음코드를 담당한 종수의 모습을 재치 있는 코믹연기로 소화했다. 닭의 머리가 달려 있는 유니폼과 함께 고물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그의 겉모습만으로도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또 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얼짱 유지원을 자신의 오토바이에 태우며 기뻐하는 종수의 모습을 농익은 코믹연기로 소화했다.

그런가하면 만호가 포기하지 않고 마라톤 경기를 이어나가는 장면에서는 진지한 눈빛과 뜨거운 눈물 등 만감이 교차하는 종수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내며 명불허전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세 사람은 작품과 주인공을 뒷받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익은 연기력과 자신의 역할을 다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슴 따뜻한 감동을 담아낸 ‘페이스 메이커’가 더 따뜻하게 느껴진 건 바로 자신의 자리에서 주인공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 낸 이들이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슈팀 양지원기자 ent@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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