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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 FTA에 거는 기대-한국무역협회 이기성 전무
뉴스종합| 2012-01-18 07:47
한ㆍ중 수교 이듬해인 지난 1993년 한국드라마 ‘질투’가 처음으로 중국 대륙에 상륙했다.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와 감미로운 배경 음악은 중국인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드라마 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그 다음해에 한국 드라마를 무려 107편이나 수입하도록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1997년에는 ‘대발이’로 유명한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을 강타했고, 비슷한 시기에 중국 사전에는 마침내 ‘한류’라는 단어가 등재됐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중국 것을 좋아하고 더 많이 배우려는 붐을 일컫는 ‘한풍(漢風)’ 역시 만만치 않았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 수는 2001년에 1만6000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엔 6만4000명으로 4배나 증가했다.

특히 2009년 기준으로 중국을 선택한 유학생 수는 최대 유학대상국인 미국으로 나간 인원과 큰 차이가 없고 일본 유학생보다는 3.5배나 많았다. 여기에 단기 언어연수 등을 합치면 중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 학생과 여타 국가 출신으로 양분될 정도로, 한국 학생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주제를 무역으로 옮기면 한풍과 한류는 더욱 뚜렸이 다가온다. 한ㆍ중 수교시 7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우리의 1일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3억7000만달러로 50배나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2003년부터 우리나라 제1의 수출시장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교체됐고, 그 후 경쟁을 불허하는 독보적 1등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수입액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23배나 늘어 한국만의 이익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양국간 교역 내용 역시 질적인 차원에서 상생협력의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음이 입증된다. 얼마 전 만해도 우리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 기술집약제품을, 중국은 의류와 같은 노동집약제품을 교환하는 구조가 확연했다. 그러나 이제는 IT분야 첨단제품을 상호 수출입하는 대등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입품목 중 LCD, 반도체, 컴퓨터가 상위 5대 품목에 포진할 정도로 상전벽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시장은 5분의1 이상 기여했다. 무역 2조달러를 향한 해법에 중국을 제외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특히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서비스 무역은 중국시장을 만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기업과의 첨단분야 교역 및 투자 증대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걷어내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덤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 향하는 자유무역협정(FTA) 고속도로에 올라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런 양국의 입장을 고려할 때 곧 협상이 시작될 한ㆍ중 FTA는 양국이 더욱 살갑게 마음을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두 나라가 FTA를 통해 우호협력과 경제 공동번영을 모색하는 제2의 수교가 되길 기대해 본다. 한ㆍ중 FTA는 상품의 교역증대라는 1차적 목표를 넘어 투자와 서비스 교류도 늘려 ‘한류’과 ‘한풍’이 어우러진 양국의 멋과 맛을 풍성하게 나누는 문화교류 촉매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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