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개선과 일자리 창출 관련 제도 개선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25일 “대기업의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적극 검토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한 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삶의 질도 향상되고 일자리가 늘 뿐 아니라 소비도 촉진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종의 `워크 쉐어링(work sharing)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용노동부가 최근 장시간 근로를 없애기 위해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근로시간 개선과 일자리 창출 의지는 최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4ㆍ11 총선을 앞두고 모처럼 당ㆍ정ㆍ청의 삼각편대 정책개선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이때 대기업들이 소상공인들의 생업과 관련된 업종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확장에 일침을 가했다. 이는 최근 잇달은 기업인과의 신년인사회에서 ’기업의 책임론’을 강조한데 나온 직접적인 발언이어서 향후 정부 정책 향방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와 관련 "공직자에게는 공직윤리가, 노동자에게는 노동윤리가 있듯이 이는 기업의 윤리와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조선시대 최고 가문으로 꼽히는 만석꾼 경주 최부자의 예를 들며 "흉년이 들때면 보통 부자 만석꾼들은 소작농들의 땅을 사서 (재산을) 넓혔지만, 경주 최씨는 흉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땅을 사지 말라는 가훈을 지켰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존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