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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어닝서프라이즈’…팀 쿡, 승승장구 이어갈까
뉴스종합| 2012-01-26 11:45
그의 첫 기말고사 성적표는 전 세계 1등이었다.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에 잠시 1등 자리를 내주는 듯했지만 그는 지난해 4분기에 전체 IT업계 중 최대 매출을 올린 CEO가 됐다. 사람들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며 치켜세웠다.

애플의 CEO 팀 쿡. 스티브 잡스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혹자는 애플의 시대가 저물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내놓던 상황에서 팀 쿡은 지난해 10월 잡스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하지만 그를 향한 우려와 불신이 기우와 억측이었음을 증명하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463억3300만달러(약 52조1800억원), 영업이익 173억4000만달러(약 19조5200억원), 순이익 130억6000만달러(약 14조6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122%, 118% 늘어난 실적이다. 특히 4분기 순이익은 구글이 같은 기간 올린 매출(106억달러)보다도 많고, GE가 올린 수익의 3배에 달했다.

애플에 앞서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도 견주어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애플은 삼성전자를 매출(47조원)에서도 눌렀지만, 영업이익(5조2000억원)에서는 4배 가까이 많은 기록을 세웠다. 



팀 쿡이 3개월 만에 애플을 다시 IT 왕좌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모바일기기라는 무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지난 4분기 3704만대, 1543만대씩 팔려 각각 전년동기보다 128%, 111%나 증가했다. 웹 전문 블로그 The Next Web은 “전 세계에서 하루에 태어나는 아기보다 아이폰이 전 세계에서 팔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역시 스티브 잡스의 아우라가 여전히 존재하기에 가능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잡스의 유작이라는 아이폰4S 효과를 비롯해 대부분의 제품에 잡스의 온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팀 쿡의 진짜 역량은 올해 출시될 아이폰5와 LTE 시장에서의 성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여기엔 영원한 라이벌 삼성전자는 물론 OS와 더불어 단말기로도 압박하는 구글이 맞서고 있다.

‘승자독식’이라는 경쟁사들의 비판도 넘어야 할 과제다. 갈수록 확전되는 글로벌 특허소송에서도 그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1분기 이후 팀 쿡의 중간고사 성적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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