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 주 의회에서 추진한 ‘동해(East Sea)ㆍ일본해(Sea of Japan) 교과서 병기 의무화 법안’이 26일(현지시간) 무산됐다.

주 의회 상원 교육보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데이브 마스덴(민주) 의원이 제출한 동해병기 법안(SB200)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7표, 반대 8표로 부결시켰다.

한인 밀집지역이 지역구인 마스덴 의원이 지난 11일 제출한 이 법안은 버지니아 주의 공립학교용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와 동해를 함께 표기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16일 소위원회에서는 유보 의사를 밝힌 1명을 제외한 3명의 의원이 모두 찬성해 통과됐었다. 그러나 이날 상임위에서는 위원 표결에서 8대 8로 팽팽히 맞선 뒤 스티븐 마틴(공화) 위원장이 캐스팅보팅으로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당초 법안에 대한 분위기가 호의적이었고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주 의회 안팎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으나, 공화당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부각되면서 1표 차로 상임위 벽을 넘지 못했다.

실제 이날 전체회의에서 일부 공화당 의원은 “주 의회가 나서 동해 병기 의무화를 규정하는 것은 주제넘는 짓”이라며 “오히려 갈등과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했다.

버지니아 한인회장인 황일송씨는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대부분 반대했다”면서 “그러나 오는 2015년에 교과서가 교체되기 때문에 그전에 재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해 병기 의무화를 위한 서명작업을 계속하고, 미국내 이익단체 등과 연대해 연방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