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그칠 줄 모르는 글로벌 영토확장 욕심
뉴스종합| 2012-01-31 10:12
패션ㆍ유통기업 이랜드가 레저 사업으로 그룹의 중심 축을 확장하고 있다. 1990년대 초 반짝했던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의 레저 사업에 대한 의지가 본격화되고 있다.

박 회장은 1996년 뉴설악호텔(설악 켄싱턴 호텔) 인수 등을 시작으로 레저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천천히 그려나갔다. 그러나 이후 격변하는 패션과 유통 시장의 흐름에 떠밀려 이 분야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한국형 SPA 브랜드 출범, 직매입 위주의 중저가 백화점 출점 등으로 패션과 유통 분야에서 기반을 다진 박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레저 사업 확장에 나섰다. 신년 벽두부터 남태평양 사이판의 대표 리조트인 퍼시픽 아일랜즈 클럽(PIC)과 팜스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왕성한 M&A 식욕을 과시했다. 이제는 미국 메이저리그 유명 구단인 LA다저스 인수까지 넘보고 있다.

이랜드는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저스 인수 의향서를 냈고, 27일(현지시간) 구단 측으로 부터 인수 예비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저스의 시장 가치는 12억~15억 달러, 한화로 1조3536억원~1조6920억원 선이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1500억~2000억원 선의 투자 후 10~15% 가량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저스 인수전 참여는 스포츠 팬심(心)을 활용한 패션 사업이나 레저 사업의 콘텐츠로 활용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박 회장은 이랜드 소유의 렉싱턴 호텔에 메이저리그와 관련된 소장품을 전시할 만큼 열렬한 야구팬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최근 몇 년 새 만다리나 덕 등 해외 유명 브랜드전에 뛰어들어 M&A 시장의 숨은 큰손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몸집 불리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재무안정성에 대한 지적이 많다. 이랜드는 중국 사업의 고성장 등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지만, 몇 차례 굵직한 M&A로 그룹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 리테일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55%에 이르고 있다. 2008년에도 한국 까르푸를 인수했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홈플러스에 재매각한 전례도 있다.

국내에서도 쌍용건설, 프라임저축은행 등 M&A 판이 펼쳐질 때 마다 덤벼드는 이랜드를 두고 업계에서는 ‘M&A 중독’, ‘M&A 식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의 글로벌 영토확장 야욕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계기가 될 지, ‘제 2의 까르푸’가 될 지 주목된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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