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이번엔 LA다저스…M&A 숨은 큰손 박성수 회장
뉴스종합| 2012-01-31 11:19
패션ㆍ유통기업 이랜드가 레저사업으로 그룹의 중심축을 확장하고 있다. 1990년대 초 반짝했던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레저사업에 대한 의지가 본격화하고 있다.

박 회장은 1996년 뉴설악호텔(설악켄싱턴호텔) 인수 등을 시작으로 레저사업 청사진을 그려 나갔다. 그러다 격변하는 패션과 유통시장의 흐름에 떠밀려 한동안 크게 신경쓰지 못했다.

한국형 SPA 브랜드 출범, 직매입 위주의 중저가 백화점 출점 등으로 패션과 유통에서 기반을 다진 박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레저사업 확장에 나섰다. 신년벽두부터 남태평양 사이판의 퍼시픽아일랜즈클럽(PIC)과 팜스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왕성한 인수ㆍ합병(M&A) 식욕을 과시했다. 이제는 미국 메이저리그 유명 구단인 LA다저스 인수까지 넘보고 있다.

이랜드는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저스 인수의향서를 냈고, 27일 인수 예비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저스의 시장 가치는 12억~15억달러(1조3536억~1조6920억원) 선이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1500억~2000억원 선의 투자로 10~15%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저스 인수전 참여는 스포츠 팬심(心)을 활용한 패션사업이나 레저사업의 콘텐츠로 활용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이랜드 소유의 렉싱턴호텔에 메이저리그와 관련된 소장품을 전시할 만큼 열렬한 야구팬이기도 하다.

이랜드는 최근 몇 년 새 만다리나덕 등 해외 유명 브랜드전에 뛰어들어 M&A 시장의 숨은 큰손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몸집 불리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재무안정성에 대한 지적이 많다. 중국 사업의 고성장 등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지만, 몇 차례 굵직한 M&A로 그룹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 리테일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55%에 이르고 있다. 2008년에도 한국까르푸를 인수했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홈플러스에 재매각한 전례도 있다. 국내에서도 쌍용건설ㆍ프라임저축은행 등 M&A 판이 펼쳐질 때마다 덤벼드는 이랜드를 두고 ‘M&A 중독’ ‘M&A 식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의 글로벌 영토 확장 야욕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계기가 될 지, ‘제2의 까르푸’에 그칠지 주목된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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