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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위기의 시대.. 히든 코스트(Hidden Cost)에 주목하라
뉴스종합| 2012-02-01 08:58
유럽발 재정 위기와 미국 경제의 더블딥 위기, 세계 정치지형 변동 등으로 위기가 항상 도사리는 이른바 ‘상시 위기시대’가 도래했다. 기업들은 ‘마른수건 짜기’식 원가 절감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없어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는 1일 이같은 상시 위기시대에 ‘히든 코스트(Hidden Cost;숨겨진 비용)’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스리는 이날 ‘상시위기 극복을 위한 비용 효과성 제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위기 대응시 원가 절감에만 치중하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원가 절감에만 매달렸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가 보잉사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과 원가절감을 위해 기존의 인력의 20%(4만8000여명)를 감축하고 공급업체 수도 3만1500여개에서 1만8000여개로 대폭 축소했다. 이런 처절한 구조조정 결과 보잉사는 원가 절감 목표는 달성했지만 생산의 병목 현상이 발생, 납기 지연으로 인해 고객들을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뺏기고 말았다.

따라서 상시 위기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용의 효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게 포스리의 주장이다. 즉 비용 절감은 물론 비용을 더 투입하더라도 이를 상회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비용의 효과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이지 않는 비용인 ‘히든 코스트’을 파악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스리는 비용절감과 가치증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비용 절감을 위한 히든 코스트 파악과 전사 최적화, 가치증대를 위한 핵심역량 집중 및 핵심 자산 관리, 외부 네트워크 활용 등 다섯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히든 코스트 파악으로 효율성이 커진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울진 원자력발전소다. 근로자들의 작업 행태를 분석,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줄여 노무비를 대폭 낮춘 것이다. 당시 총 11시간의 작업 중 45%(4시간55분)가 작업 준비 및 대기 등 비(非) 작업시간으로 판별됐다. 이에 작업 표준화 및 작업자 간 온라인 시스템 구축 등으로 비 작업시간을 축소해 비용을 줄였다.

전사 최적화로 효율이 높아진 기업은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소형 청소기 제작 시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 기획, 마케팅, 구매, 생산 등 모든 기능이 참여하는 다기능 협업팀을 구성해 최소비용 목표를 추구하는 이른바 GVE(Group Value Engineering)를 수행했다. 그 결과 대당 8000원(원가의 50%)을 절감할 수 있었다.

현대차와 캐논, 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 오히려 R&D(기술 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즉 불황에서도 자사의 핵심역량에 집중해 다가올 호황기를 대비하는 것이다.

이밖에 애플사는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자사의 핵심 자산인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브랜드 관리 예산을 유지하며, 현대중공업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같은 외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디지털 조선소를 구현, 고부가 선박 수주량을 키웠다.

조성일 포스리 HR컨설팅 연구원은 “가치증대를 위한 투입비용의 성과측정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아 기업들이 비용의 효과성을 추구하기가 쉽지는 않다”며 “이를 위해 가치증대를 위한 제도 및 프로세스 구축이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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