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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 재둔화 우려 고조..기댈 언덕은
뉴스종합| 2012-02-01 09:59
깜짝 반등했던 미국 경제지표가 다시 악화하면서 미 경제가 취약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감세를 골자로 한 미 경기 부양책의 약발이 식어가면서 미 경기가 올 1분기부터 재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미 경제 성장률이 1.1%로 급격히 둔화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미 경제지표 다시 ‘빨간불’=31일(현지시간) 나온 주요 미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기대이하’였다. 특히 미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떠받치는 미 소비 부문의 반등세가 꺾일 조짐이다. 지난해 12월 64.8을 기록했던 미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 61.1을 나타내 두달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시장 평균 예측치 68은 물론 애널리스트의 최저 예상치보다도 낮았다. 기름값 상승 등에 따른 경기 기대감 약화로 앞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닫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택 시장에도 아직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나온 미 1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7% 하락했다. 이런 낙폭은 전월과 같지만, 시장 예상치인 0.5%보다 컸다. 신규 구매 수요의 부진 속에 압류와 헐값 판매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 압력 여전하다.

살아나던 고용지표도 최근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7만7000건으로 다시 늘어났고, 4분기 고용비용도 0.4% 증가에 그쳤다. 미 기업들이 서서히 고용에 나서지만, 아직 비용 절감을 위한 임금 삭감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중서부 지역의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인 60.2를 기록했다.

▶미 경제 재둔화 가능성..기댈 곳 없나=경기가 바닥은 쳤지만, 회복 강도 면에서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말 미 경제가 1~1년 6개월새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데 이어 올 초반에는 상승폭이 둔화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션 인트레모나 뉴욕 소재 4캐스트 분석가는 “앞으로 몇 달간 경제가 더 많은 걸림돌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여전히 회복세는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에릭 라스셀레스 RBC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 수석 분석가도 “미 경제가 바닥을 친 것은 분명하지만,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나온 미 의회예산국(CBO)의 경기 진단도 밝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은 2%를 나타내고, 실업률은 대선이 치러지는 11월께 8.9%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기는 더욱 나빠져 성장률이 1.1%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내달말까지 소득세 감면 및 실업수당 혜택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한 추정치다. 만약 감세정책이 연장되고, 재정지출 삭감이 늦춰진다면 내년 성장률이 2.75%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문제는 9.11테러 후 처음으로 국방예산까지 삭감될 정도로 미 정부의 곳간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올 재정적자는 1조100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약간 감소하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 미국 경제가 기댈 곳은 양적완화(QE3) 등 통화정책 뿐이다.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경기 회복세가 다시 주춤하면 추가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바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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