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021240)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증시에서 웅진홀딩스(016880)와 웅진에너지(103130), 웅진케미칼(008000) 주가가 폭등세다. 그룹의 현금창출원인 ‘알짜’가 매각되면서 자금사정이 쪼들리던 지주회사를 비롯해 다른 계열사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웅진그룹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웅진코웨이 투자자로서는 인수후보자가 아직 안갯속인데다, 최대주주 교체에 따른 기업역량 훼손여부가 남았다. 남은 계열사 역시 웅진코웨이의 ’공백’을 메울 정도의 수익성을 갖춰갈 지도 확인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매각대상은 웅진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는 웅진코웨이 지분 28.4% 전량이다. 업부문 중 화장품사업과 자회사인 웅진케미칼은 제외됐다. 웅진코웨이 자회사인 웅진케미칼은 웅진홀딩스가 지분을 사들일 예정이다.
이번 매각의 이유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다. 일단 평가는 긍정적이다.
웅진코웨이는 매출 1800억원 안팎에 영업이익률이 15%에 이른다. 지난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받은 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 ‘안정적’이다. 지주사인 웅진홀딩스(A-, 부정적)보다 높다. 팔겠다고 내놓은 지분 가치는 시장가로 8700억원 안팎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진다면 매각가는 1조원은 가뿐히 넘을 전망이다.
웅진홀딩스의 현재 순차입금은 8274억원(부채비율 254%)이다. 1조원이 들어온다면 이를 다 갚고도 남는다. 웅진폴리실리콘과 극동건설 증자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여유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주가도 이를 반영했다. 원래 재무구조가 튼실했던 웅진씽크빅은 주가가 별 변동이 없었지만 도움이 절실했던 웅진에너지와 웅진케미칼은 단번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문제는 남아있다. 누가 사겠다고 나설지다. 현재 정수기 시장점유율 2위인 청호나이스는 1조원의 회사를 사들일 만한 여력이 없고, 다른 대기업이 나서거나 아니면 재무적 투자자 밖에 없다.
향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변수다. 웅진홀딩스는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의 실적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왔지만 그 한 쪽이 완전히 떨어져나가게 되는만큼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다시 한번 흔들릴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업다각화로 그룹의 사업역량은 한층 강화됐다. 그러나 건설경기 악화로 극동건설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고, 태양광산업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사업확장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웅진코웨이 주가 역시 매각자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박스권에 머물 전망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수한 현금창출능력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던 웅진코웨이로서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현 경영진 및 방판조직의 지속 여부와 신규 인수주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