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
‘비즈니스 외교’, 제2의 중동특수 만들 수 있을까?
뉴스종합| 2012-02-09 10:23
이명박 대통령의 전매특허 ‘비즈니스 외교’가 제2의 중동 특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터키를 거쳐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로 이어지는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선 모처럼 ‘오일 달러’ 확보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은 우선 이란 제재에 따른 비상시 원유 부족분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동 국가들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발판을 확보하는 데에 있다.

터키에서 20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참여 등 굵직굵직한 선물을 챙긴 이 대통령은 중동 첫 기착지인 사우디에서 본격적인 비즈니스 외교를 펼쳤다. 사우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택 50만호 건설 프로젝트 중 시범사업으로 1만호 건설사업 참여와 방위산업 협력까지 받아낸 것이 그 출발점이다.

9일에는 카타르로 건너가 셰이크 하마드 카타르 국왕과도 원유 수입 문제 이외에도 인프라 건설참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700억 달러에 달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관련 시설 건설 프로젝트와 신도시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8일 리야드에서 열린 양국 경제인들과의 조찬에서 “세계 경제가 어렵지만 중동 지역에는 돈이 넘쳐나고,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어서 제2의 중동 건설 붐이 일기 시작했다”면서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다시 중동 시장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중동 산유국들이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는 데다, 최근 많은 인력과 자본을 요구하는 건설·인프라 프로젝트들이 계획되면서 ‘제2의 중동 특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21세기 지식기반경체 구축을 프로젝트를 위해 기존 산업 도시 확장, 산업클러스터 개발, 4대 경제도시개발, 고속 철도망 확충, 재생에너지 개발, 과학기술 기반 확충 등에 엄청난 규모의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이전까지 원유 수출(사우디)과 건설업 진출(한국) 정도에 그쳤던 양국 관계가 이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국방 분야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 것도 우리 기업들의 사우디 진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왕정 국가의 특수성 때문에 문서 상 외교 용어로 양국 관계를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상대국에 대해 상당한 우정과 배려를 보인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