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직 의장 수사 부담 덜어…‘몸통’ 의혹 고강도 조사 예고
뉴스종합| 2012-02-09 11:26
김효재 靑수석 소환이후
朴의장 본격 조사 나설듯


고 前비서 결정적 진술 이후
캠프 핵심 직접연루 확인
벌써 사법처리까지 입방아



한나라당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사건과 관련, 박희태(74) 국회의장이 9일 전격 사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칼날이 그동안 ‘몸통’으로 의혹을 받아온 박 의장을 직접 겨누게 됐다. 검찰은 다음주쯤 전대 당시 캠프상황실장을 지낸 김효재(60) 청와대 정무수석과 박 의장을 차례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고 씨 입’에 침몰한 박 의장=박 의장은 그동안 돈봉투 의혹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그러나 고승덕(55) 한나라당 의원 측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돌려받은 당사자인 고명진 전 비서와 최측근 인사의 최근 진술이 박 의장과 그 측근을 침몰시켰다.

고 씨는 최근 이뤄진 검찰의 비공개 조사에서 “당시 고 의원으로부터 돌려받은 300만원은 내가 쓰지 않았으며 돌려받은 사실을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수석에게 보고한 뒤 돈봉투째 그대로 조 수석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그동안 ‘모르쇠’로 일관해온 고 씨가 개심한 것은 ‘윗선’에 대한 배신감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모 언론에 보낸 ‘고백서’에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시작된 거짓말이 번져나가고, 허위진술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무고한 희생자가 나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검찰은 또 다른 박 의장 측근으로부터 박 의장이 직접 고 의원 측에 전달한 300만원을 조달해 캠프에 제공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같은 진술과 관련된 물증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전격 사퇴한 9일 국회의장실은 마치 폭탄을 맞은 것처럼 어수선했다. 박 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박준규 등에 이어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지 못한 역대 네 번째 의장이 됐다. 비리ㆍ부패와 연루된 현직 의장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김효재-박희태 다음주 중 소환될 듯=박 의장이 사퇴함에 따라 검찰은 ‘현직 국회의장’ 조사에 따른 부담을 덜게 됐다. 검찰은 일단 전대 캠프 내 최측근이던 김효재 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를 거쳐 박 의장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의 소환 시기는 이들 수석에 대한 수사 진척에 따라 조율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그동안 박 의장에 대해 서면조사, 제3의 장소 조사, 소환 조사 등 조사 방법을 놓고 고민해왔다. 그러나 박 의장이 ‘현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직접 소환 조사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법처리 수위도 벌써부터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한편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9일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는 조정만 수석에 대해서는 금명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고 의원 외에 박 의장의 당시 캠프에서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조용직 기자> /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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