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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결국 스마트TV 접속 차단 강행...방통위 1년간 뭐했나
뉴스종합| 2012-02-10 10:45
KT가 결국 10일 오전 9시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망 접속 차단 조치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망 이용대가 문제로 촉발된 KT와 삼성전자 간의 대립은 파국을 맞게 됐다.

KT는 "이날 오전 8시 경 전화를 통해 삼성전자 측에 입장을 물은 결과 삼성 측에서 “협상할 생각은 없다. 포털 등과 함께 망 중립성 포럼을 통해서 논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 오전 9시를 기해 삼성 스마트TV에 대한 인터넷 접속 제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삼성전자의 스마트 TV 구입한 50만여 가구 중에서 KT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20여만 가구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됐다. 이들 가구는 주문형 비디오(VOD)와 게임, 교육 등 애플리케이션을 신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없다. 초고속인터넷이나 TV 방송도 기존대로 시청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사태는 KT와 삼성의 망 중립성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로 빚어진 것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망 중립성 논의와 관련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데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기술과 시장 상황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초래된 결과로,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TV 재송신 분쟁에 이어 방통위의 협상 조율 무능력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년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도출을 위해 통신사업자와 제조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반을 구성해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연말에 방통위가 내놓은 결과물에는 선언적인 내용만 나열돼 있을 뿐 스마트TV 망 이용대가나 스마트TV 의 동영상 트래픽 측정 등 제조사와 통신사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민감한 사안은 빠져 있었다.

당시 방통위의 전담반에 참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정작 중요한 망 이용대가를 누가 내야 하는 지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방통위는 제대로 된 조율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는 잠복돼 있던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LG 등 제조업체들은 방통위 보다는 지식경제부와 이해 관계가 있는 업체들이어서 방통위의 말이 제대로 먹히지도 않았다.

시장조사기관인 아틀라스(Atlas)는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아직 세부적인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현장에서의 빠른 상황 전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KT의 차단 조치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방통위의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KT와 삼성의 의견 차가 크고 방통위가 KT에 대해 제재조치를 내리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피해만 늘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방통위는 "당장 제재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며 "KT의 차단 조치가 전기통신사업법의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에 해당되는 지, 이용약관 위반에 해당되는 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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