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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오른팔’ 왕리쥔 뒤엔 후진타오 있다?
뉴스종합| 2012-02-10 11:32
상무위 후보제거 노림수 가능성에
中 공청단·태자당 권력투쟁 ‘술렁’

오는 10월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입성을 노리는 보시라이(薄熙來ㆍ63) 충칭(重慶)시 서기의 최측근이 미국 망명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정치권이 출렁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충칭 시에서 불거진 단순한 정치 내홍 차원을 넘어선다. 태자당(太子黨ㆍ중국 혁명 원로의 자제)의 대표 주자인 보시라이를 차기 18대 상무위원 후보 명단에서 제거하려는 다른 계파의 정치적 노림수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향후 중국 정치권의 세력 판도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다.

9일 보시라이 서기의 ‘오른팔’로 불렸던 왕리쥔(王立軍ㆍ53) 충칭 시 부시장이 지난 7일 청두(成都)의 미국 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파문이 불거졌다.

그는 지난 2일 겸직하던 공안국장에서 갑작스레 물러나기 전까지만 해도 보 서기의 오른팔로 ‘범죄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원래 랴오닝(遼寧)성 진저우 공안국장에 불과했던 그는 랴오닝 성 성장이었던 보시라이의 눈에 들어 충칭 시 공안국장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왕 부시장은 지난해 12월 비리 혐의로 중앙기율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은 후 ‘배신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미국의 중국어 신문 다지위안(大記元)은 전했다. 중앙기율위가 왕리쥔에게 비리를 덮어주는 대신 보시라이의 자료를 넘겨 받는 일명 ‘부당거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보시라이 서기가 왕리쥔을 먼저 제거하려다 왕이 미국 망명을 시도하면서 공안국에 그를 뺏기게 됐다고 신문은 말했다.

그의 미국 망명 시도는 9일 미국 국무원을 통해서도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7일 왕은 청두 미국영사관에 왔다가 다음 날 8일 새벽 자진해서 나갔다고 한다. 중국 외교부도 같은 날 이를 확인했으며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관련 사실을 간단하게 보도했다. 현재 왕 부시장은 베이징으로 호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겉으로는 보 서기와 왕 부시장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터져나온 폭로전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에서 고위급의 비리 조사가 일반적으로 비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정부가 나서 확인시켜주는 양상이어서 정치적 조작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후진타오 주석의 권력 기반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이 태자당을 겨냥한 치열한 권력투쟁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보시라이 서기의 차기 상무위원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분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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