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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에 언어만큼 힘든 게 음식”
뉴스종합| 2012-02-14 11:17
떡국등 한식 요리법 9개 언어로 번역

관광객에게도 인기·배포 10만부 돌파


“다문화가정에서 의외로 음식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이주여성들이 많습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요리책 수요가 워낙 많아 상업 출판을 결심했지만 인세는 전부 다문화가정을 위해 쓸 예정입니다.”

KDB대우증권 사회봉사단이 결혼 이주여성을 위해 만든 한국 요리책의 무료배포 부수가 10만부를 돌파해 화제다. 출판계에서 판매 부수 10만부 이상이면 베스트셀러로 분류된다.

이 요리책은 깍두기, 떡국 등 한국음식 만드는 법을 베트남, 중국, 몽골 등 9개 외국어로 번역해 발간한 것이다.

사회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성철(50·사진) 사무국장은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수요가 생겨나는 등 감당이 안될 정도”라고 전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 교민으로부터 책을 대량으로 사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교민 2만명 가운데 99%가 현지인 가정부를 쓰고 있는데 가정부들에게 한국음식 가르칠 때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국을 찾는 중국, 일본 관광객들의 수요도 많았다. 드라마 대장금 등의 영향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박’을 낸 요리책에 이어 대우증권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어머니 나라의 말을 배울 수 있도록 도울 교재도 준비 중이다.

김 사무국장은 “남편, 시부모들이 베트남어 등 어머니 나라의 말을 배우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말을 늦게 배울까봐 걱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경제 규모가 커지면 이들 국가와 교역이 늘어 이중언어를 할 줄 아는 인재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은 한국외국어대 다문화교육원 전문가들과 함께 교재 개발에 나섰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엄마나랏말 경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취약계층에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사회적 기업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단기운영자금을 도와 주자는 취지로 1% 금리로 빌려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들을 소개하는 책자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60개가 넘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사회봉사단을 따로 만들어 이처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대우증권이 유일하다. 지난 2006년부터 대우증권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 호스피스병원 등을 찾아가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지난 1981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30년 ‘대우맨’ 김 사무국장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대우증권의 지원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폼나고 때깔나는 일도 좋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작지만 꾸준하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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