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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하나금융외 타 금융지주에 사외이사를 파견하기 어려울 듯...
뉴스종합| 2012-02-16 09:59
국민연금이 하나금융지주의 요청에 따라 사외이사 파견을 검토하면서 국내 기관투자가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 대한 경영참여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국민연금이 하나금융외 다른 금융지주회사에도 사외이사를 파견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KB,우리, 신한 등 금융지주회사나 국민연금의 입장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이같은 전망은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회사들은 “국민연금이 먼저 사외이사를 추천하겠다고 하면 검토해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럴리가 있겠느냐”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SI)가 아닌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파견을 요청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민연금도 지주회사들의 관측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 처럼 (우리쪽에)사외이사 추천을 의뢰한다면 파견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배경을 들여다보면 이해할 구석이 많다. 하나금융은 국민연금(지분율 9.35%)이 1대주주로 있지만 그동안 주요 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한 사례가 없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가 추천하는 금융계와 재계, 법조계의 명망있는 인사들로만 사외이사를 구성해왔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회사들은 주요 전략적 투자자를 대표하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 경영에 참여시키고 있다. KB금융은 그간 2대주주인 네덜란드 ING그룹로부터 사외이사를 추천 받아왔고, 현재도 비상임이사 몫을 ING에 내주고 있다. 신한금융은 대주주인 재일교포와 BNP 파리바(6.35%)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대주주인 정부(예금보험공사 지분율 56.97%) 추천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재무투자자라는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자발적으로 사외이사를 파견하겠다고는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속이 타는 건 대통령 직속 기관인 미래기획위원회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국민연금이 좀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금융지주가 요청하면 검토하겠다는 그런 소극적인 자세에 머물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연금이 현재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190곳에 이르고 있어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경우 기업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윤재섭 조동석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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