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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기 턴어라운드..V자형 급반등 기대는 시기상조
뉴스종합| 2012-02-17 10:50
미국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턴어라운드’하면서 미 경기 바닥 탈출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고용과 주택지표 회복의‘이중주’로 ‘소비 증가→기업 실적 개선→고용 증대’의 선순환 고리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막대한 달러 살포에 따른‘반짝 효과’로, 본격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미 경제지표의 예상 밖 호조와 이란 핵사태 우려 등에 따른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향후 미 경기 회복에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미 주택+고용 회복 이중주=16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주(6~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전주 36만1000명보다 1만3000명 감소한 34만8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36만5000명)를 크게 밑도는 것이며, 미 경제가 침체기에 빠지기 시작한 지난 2008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계절적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통계인 주간 신규실업자의 4주 이동평균은 1750건 감소한 36만5250건으로 집계됐다. 실업보험 연속 수급 신청자수도 직전 주 수정치 352만6000명에서 10만명 감소한 343만건으로, 2008년 9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미 기업들이 해고를 줄이고 고용에 나서고 있다.

실업수당 신청자가 42만5000명 아래로 내려가면 고용 성장세를 의미하며, 37만5000명 수준으로 떨어지면 실업률을 큰폭 끌어내릴 수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두 달 연속 미국 내 일자리 증가수는 총 20만개에 이르렀으며, 지난 1월 실업률은 8.3%로 3년래 최저치였다.

주목할 점은 꽁꽁 얼어붙었던 주택 시장도 회생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미 주택 착공건수도 전월 대비 1.5% 증가한 69만9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68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고용 시장 등 경기 전반의 개선 조짐이 나타나면서 2008년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중단됐던 주택 건설이 살아나고 있다. 앞서 전일 미 주택 건축업자들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전미주택건축업협회(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는 29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상승, 2007년 5월 이후 4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것.

이 지수는 2008년 초 이후 바닥권인 14와 22 사이를 맴돌았던 만큼 미 주택 경기에 서서히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고용과 주택 경기는 미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미 경기 낙관론에 힘이 실린다.

여기에 미 재정정책의 약발이 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 의회가 합의한 급여세 감면 연장안이 이르면 17일(현지시각)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예상대로 가결될 경우 미 경제에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아직 V자형 급반등은 시기상조=전문가들은 대체로 최근 미 경기가 바닥을 찍고 좋아지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강도 면에서 아직 ‘V자형’ 급반등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란 분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유가 강세의 가장 큰 이유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에 따른 공급 불안 우려다. 여기에 미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톰 클로자 오일프라이스인포메이션서비스의 수석 분석가는 “세계 경기 약세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심각한 공급 혼란을 제외하면 유가가 지난 2008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할 만한 이유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의 말을 뒤집으면 이란 사태 악화로 공급난이 빚어질 경우 2008년 수준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15일 CNBC에 따르면 도이치방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만약 이란과 서방 국가들 간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 유력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 유가의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미 소비 회복과 기업 실적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음을 울렸다.

WSJ는 최근 미 경제지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 회복세가 자꾸 끊어지고 있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유가의 충격을 흡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0일 발표된 2월 소비심리지수는 72.5로 전달의 75.0보다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인 74.8을 밑돌았다. WSJ는 이처럼 이달 소비지표가 예상과 달리 둔화된 것은 유가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소비를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양적 완화나 금리 인하 등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기 어려워져 심각할 경우 스테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침체)의 덫에 빠질 수도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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