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4ㆍ11 총선을 앞두고 공천혁명 방안으로 야심차게 준비 중인 ‘모바일 국민경선’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천 예비후보들이 시작 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다 지역구 선거인단 등록에도 허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일 오전 11시부터 열흘 동안 후보자 경선을 위한 국민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아이패드로 투표를 직접 시연하는 등 “모바일 경선혁명이 수백만 참여하는 모바일 공천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당직자도 “최소한 100만명 이상이 등록할 것”이라며 흥행을 예상했다.
하지만 예비 후보자들이 우호적인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위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무차별적으로 전송하면서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폭발하는 상황이다. 또한 시민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후보자 간 흑색선전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지역 한 후보자는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도용한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 문자 메시지가 나돌자 선거관리위에 이를 신고했다.
또한 모바일 경선은 법적으로도 풀어야 숙제도 여전하다. 전국적인 전당대회는 문제가 없지만 지역구로 모바일 경선을 하게 되면 주민등록법상 주소지와 다른 경우가 많다. 또 가입자가 이사 등으로 주소지가 바뀌었을 경우 자진신고하지 않는 이상 그 사실을 알기가 힘들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사용자 주소 정보는 요금 고지서 발부를 위한 참고용 자료로 선관위나 정부가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법상 거주지 주소와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현장 투표 선거인 명부만 제한적으로 공개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위법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모바일 투표 당일 선거운동 등 혼선을 우려해 현장 투표 명부만 교부할 방침이지만 중앙당의 보안 체계를 신뢰할 수 없고 공직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법이 보장하는 홍보물 발송 자체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야심차게 도입한 모바일 투표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경선 결과를 놓고 탈락자들 간 대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과열 경쟁 때문에 후보 간 이전투구로 치달을 경우 모바일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도 높다.
당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절실하다 보니 무리수를 둘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모바일 경선이 금품ㆍ동원선거를 차단하는 장점이 훨씬 크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경계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