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고등학생들이 대포통장 제작책?
뉴스종합| 2012-02-21 09:43
고등학생들이 돈을 받고 대포통장 70여매를 만들어 해외에 넘기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범행도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필리핀 현지의 한국인 위조책과 공모해 위조된 학생증으로 은행에서 통장 70여 매를 발급받은 혐의(사문서 등의 위조 등)로 A(17)군 등 고등학생 및 중퇴생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쯤 인천 부평구 부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우연히 40대의 한국인 남성으로부터 “대포통장을 만드는 알바(아르바이트)인데 통장과 체크카드만 만들어 주면 건당 5만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자신의 증명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필리핀에 잇는 위조책에 보냈다. 필리핀 위조책들은 이 사진과 이미 확보돼 있던 서울시내 고등학교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조합해 위조 학생증 217매를 만들어 다시 한국으로 보냈으며, A군등은 이 위조학생증을 이용해 은행서 통장을 발부 받은 것이다.

필리핀의 한국인 위조책은 이들에게 “오후 3시에 XX역 1번 출구에서 퀵서비스로부터 학생증을 받아 은행에 가서 통장과 인터넷 뱅킹, 체크카드를 만들어라”며 “비밀번호는 ****로, 6자리를 만들때는 00****로 하고 아이디는 학생증에 있는 성씨와 생년, 월을 조합해 만들어라”며 구체적인 지령도 내렸다.

이들 10대 5명은 통장을 만들어 준 대가로 약 350만원을 받아 여관비, 찜질방비, 식사비, PC방비로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포세관에서 위조 학생증이 담긴 국제택배를 발견해 수사의뢰를 받았다”면서 “대포통장은 보이스피싱 등 범행에 사용되는 주요 범행도구로, 결국 철없는 학생들의 용돈벌이가 대형 범죄에 악용된 셈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학생들에게 대포통장 개설을 의뢰한 40대 한국인 위조책 등 일당을 추적 중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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