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 위스키 판매량은 256만6020상자(1상자=700㎖ 12병)로 전년대비 4.9% 줄었다. 1.3% 하락했던 2010년(269만7118상자)에 비해 감소 폭이 4배 가까이 커졌다.
제품 별로는 국내 NO.1 브랜드인 윈저(디아지오) 판매량은 91만34335상자로 전년대비 2.3% 감소했다. 임페리얼(페르노리카)도 4.2% 줄어든 85만8851상자를 판매했다.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는 39만3723상자로 감소폭이 9.2%에 달했다. 스카치 위스키 가운데 마이너 브랜드는 하락폭이 더 컸다.
수석무역의 J&B(5만6764상자)는 하락폭이 무려 29.0%를 기록했다. 발렌타인(페르노리카)과 킹덤(하이스코트), J&B(수석무역) 등 다른 마이너 브랜드도 1년새 판매량이 각 2.9~3.9%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주요 스카치 위스키 소비가 감소한 것과 달리 싱글몰트 위스키는 판매량이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싱글몰트 위스키 소비량은 6만862상자로 전년대비 8.1% 늘었다. 주요 브랜드 조사에선 맥캘란(에드링턴코리아)이 같은 기간 2만5435상자를 판매해 전년대비 19.9% 증가했다. 글렌리벳(페르노리카)도 1935상자로 상승폭이 23.8%에 달했다.
발베니(11.5%), JW 몰트(22.5%), 하이랜드 파크(49.8%) 등 대다수 싱글몰트 위스키가 두자릿수 신장했다. 특히 싱글톤(디아지오)과 클래식 몰트 등은 증가폭이 무려 83~109%를 기록했다. 불황일수록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는 애주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스카치 위스키와 싱글몰트 위스키간 희비 엇갈리는 이유는 유통망과 소비층이 현저히 다르기 때문이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경우 서울 강남과 홍대 일대 바(Bar) 등을 이용하는 대학생이나 20~30대 초반의 남녀가 주요 고객층으로 비교적 내수경기를 타지 않고 있다.
반면 스카치 위스키는 기업들이 거래처 접대를 위해 이용하는 단란주점이나 룸살롱 등을 중심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불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맥 폭탄주 및 저도주 확산과 가정음주 인구 급증 등도 스카치 위스키 소비를 억제하는 요인중 하나라는 게 위스키 전문가의 분석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음주량이 많은 젊은 세대는 위스키 본래 향과 맛을 즐기는 경향이 높아 싱글몰트 위스키 마시는 빈도가 늘어나는 반면 스카치 위스키의 고객은 거래처 접대가 많거나 건강을 염려하는 30~50대 남성들이 대부분이어서 내수경기나 웰빙 문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 / calltaxi@heraldcorp.com